안녕하세요. 마케터 만희입니다. 🦋
장마 시즌 잘 보내셨나요? 저는 몇 년 동안 벼르던 장화를 드디어 올해 장만해 신고 다닌 덕에 한결 나은 습기의 몸과 마음으로 계절을 났답니다. 장화만큼이나 저를 기쁘게 해주는 것이 있었는데요. 바로 향 제품들🫧🫧입니다.
지난 은근한 레터 3p에 방 안에서 독서할 때 쓰기 좋은 향기템들을 소개한 적이 있어요. 그때보다 저는 한층 더 진화하여 일상 속 향기가 정말 중요한, 기분에 따라 향을 골라 사용하는 그야말로 향 덕후가 되었답니다. (바디워시가 무려 5개)
덕분에 올해 서울국제도서전에서 메인 주제로 선보인 향 큐레이션도 담당하여 즐겁게 준비할 수 있었는데요.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시고, 또 향수 문의도 빗발쳐서 신기했던… 그만큼 인기 만점이었던 향을 활용한 독서 경험을 다시 한번 구현해보기 위한 저의 기획 이야기를 오늘 해보려고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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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꼽아 기다렸던 배수아 작가님의 신작 마케팅. 무거운 애정만큼이나 막중한 책임감을 가지고 여러 가지를 기획해보던 중, 이 책에 꼭 맞는 굿즈를 만들고 싶어 고민을 좀 했는데요. 그렇게 저는 기존에 해보지 않았던 시도를 하게 됩니다. 바로 『속삭임 우묵한 정원』만을 위한 페이퍼 디퓨저 특별 제작…✨
단순히 글로만 읽히는 텍스트가 아니라 오감을 활용한 독서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는데요. 조향사님에게 원고를 드리고, 소설을 바탕으로 하는 하나뿐인 향을 제작해달라는 의뢰를 드렸어요. 촉박한 일정임에도 소설을 끝까지 다 읽고 나서 만들어주셨답니다. 책과 너무나 잘 어울리는 이름도 직접 붙여주셨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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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AGRANCE
무덤 위의 맨드라미
[ Pine, Galbanum, Aldehyde, White floral, Mossy, Fir balsam, Cedarwood, Musk ]
STORY
젖은 땅, 우묵한 곳. 오랫동안 방치된 듯 세월을 품고 있는 이곳은 무성해진 이끼와 풀로 인해 깊은 숲을 닮아갑니다. 어둑어둑 빛은 자취를 감추고 습기가 땅을 뚫고 올라올 때, 모든 것이 안개에 가려져 흐릿해지며 윤곽을 잃어가는 순간. 이곳에 작은 맨드라미를 숨겨두었습니다. 누군가는 그 향기를 맡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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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보내주신 향 설명이 기가 막힌다며… 감동을 좀 받았습니다. 그렇게 야심 차게 시작한 일이 나름 순조롭게 진행이 되었고, 기대 반 설렘 반으로 학수고대하던 날들이 지나 어느덧 출간 일주일 전. 드디어 디퓨저가 도착하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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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진짜일 리 없어~
떨리는 마음으로 포장을 뜯었는데, 디퓨저 끈이 이염된 게 아니겠어요? 그것도 전량이 말입니다… *예상치 못한 사고로 출간일자가 예정일보다 살짝 늦어진 점 양해 바랍니다. ㅠ ㅠ
걱정과 고통의 주말을 보내고 돌아와 수습하느라 바빴던 며칠. 그렇게 급히 재제작한 디퓨저를 무사히 받게 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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좐~
사고 후에 만나 더 반가운 친구… 아름답지 않나요? ㅎㅎ 영롱하니 말끔한 디퓨저가 도착했습니다. 오래 기다려주신 만큼 기대에 가닿았으면 합니다.
사실 향은 취향을 타는 영역이다 보니, 처음 받아보고 진하다고 느끼시거나 '내가 바라던 향이 아닌데?'라고 생각하실 수 있을 것 같아 조심스럽기도 한데요. 책이라는 물성의 연장선이라고 생각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소설도 향을 가질 수 있다면, 한 편의 텍스트를 향으로 표현해본다면 어떨까 하는 일종의 체험으로요. 개인적으로는 시간이 조금 지나고 향이 살짝 날아간 뒤 진정으로 이 책과 잘 어울리는 향이 되는 것 같습니다.
저는 디퓨저를 책 사이에 끼워 🔖책갈피로 쓰고 있는데요. (다만, 이럴 경우 종이에 오일이 번지니 참고해주세요. 저는 상관없어서 쓰는 중!) 책을 펼치면 꾸밈없는 들꽃의 향기가 폴폴 풍겨와 한층 더 깊이 소설의 이미지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듯한 기분이 됩니다. 독자분들도 각자만의 방식으로 이 소설과 소설이 가진 향을 기억해주시면 좋겠어요. 이렇게 좌충우돌 굿즈 제작기를 곁들인 『속삭임 우묵한 정원』 디퓨저의 향 소개를 마무리해보려고 합니다. 문득 여러분의 독서에 드리울 향기가 궁금해지네요.
"이것은 최초의 여행에 관한 글이다."
디퓨저에 적어둔 작품 속 문장처럼, '배수아'라는 또 하나의 세계로의 아름다운 여행이 되길 바라며. 오늘도 모쪼록 향기로운 하루 보내시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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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J가 맨발로 맨드라미 줄기를 짓밟으면서 간다. 지팡이처럼 크게 자란 늙은 맨드라미의 단단한 줄기. 형체 없는 생각. 마치 맨드라미가 거기 없다는 듯이."
_배수아, 『속삭임 우묵한 정원』 162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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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지쳤을 때, 도저히 견디지 못할 때……
그때 이 책이 여러분에게 힘이 될지도 몰라요❞
_작가의 말
구보 미스미 장편소설
『시이노키 마음 클리닉』
일본의 대표 작가 구보 미스미의 신작이 출간되었습니다! 바로 『시이노키 마음 클리닉』인데요. 따뜻한 위로를 담고 있는 연작 소설집이랍니다. 등장인물들이 공통으로 치유를 받고 가는 공간인 '시이노키 마음 클리닉'을 표지와 제목에 담아보았는데, 어떠신가요? (처음 책이 도착했을 때 은행나무 직원들은 연신 "너무 따뜻하고 예뻐요!"라고 외쳤답니다.)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모두 평범한,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사람들입니다. 책을 읽으면서 '이거 내가 느낀 거랑 똑같네!' 싶을 정도로 공감이 많이 되었달까요. 소설의 인물들은 운이 좋게 시이노키 마음 클리닉에 찾아가고 나아지지만, 현실은 그렇게 순탄하지 않잖아요. 그런 의미에서 현대사회를 살아가고 있는 님에게 이 책을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누구나 아플 수 있다는 것을, 나와 비슷한 아픔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어디에나 있다는 것을, 개개인이 모여서 이 아픔을 치유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소설! 올여름에 꼭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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