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전문 기자 🖌문소영 작가님의 레터!
🌏 이상하고 아름다운 혼종의 나라
👀 이번 달 신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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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근한 레터를 처음 발송한 게 2023년 4월 27일이니, 벌써 🎆1년이 다 되어갑니다. 1년 동안 은행나무의 이야기를 꾸준히 보내고 나니 이 루틴이 익숙하게 느껴지는데요! '편안함을 경계해야 해!'라는 경각심까진 아니지만, 은근한 레터는 요즘 새롭게 태어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두 가지의 변화가 있는데요. 하나는 오늘과 4월 25일에 보내지는 두 번의 레터 필진이 출판사 직원이 아니라는 것! 최근 『혼종의 나라』를 출간하신 🖌문소영 기자님께 "은근한 레터 적어보시는 거 어떠신가요?"라고 여쭤봤는데, 흔쾌히 수락해주셔서 4월의 두 편의 레터는 문소영 기자님의 글로 찾아가게 되었습니다! SNS에 홍보했더니 정말 많은 분이 기대해주셔서 크나큰 감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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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변화는 전면 리뉴얼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 이 이야기도 나중에 레터로 적을 테지만, 지금까지의 은근한 레터는 은행나무의 마케터 & 편집자의 이야기를 들려주자는 콘셉트로 운영이 되었는데요. (약간의 스포) 이제는 더 많은 분의 이야기를 담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습니다. 그런 이유로…
※ 은근한 레터 임시 휴무합니다! ※
- 사유 : 전면 리뉴얼
- 휴무일 : 5월 9일, 5월 23일, 6월 6일
- 다시 돌아오는 날 : 6월 20일 오전 8시
- 당부 말씀 : 180° 달라져 있을 은근한 레터 많관부!
더 많은 이야기는 다음에 말할 기회가 있을 거예요! 이제 문소영 기자님의 첫 번째 레터를 읽으러 가보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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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님! 🖌문소영입니다. 책 『혼종의 나라』가 드디어 출간됐습니다. 사실 이 책 제목을 『혼종의 나라』라고 하는 것에 대해 출간 전에 격렬한 찬반양론이 있었습니다. 출판사 내에서도 강렬해서 마음에 든다고 하는 분들도 있는가 하면 😮‘끔찍한 혼종’이 생각난다며 부정적으로 들린다고 꺼려하는 분들도 있었거든요. 와중에 저는 이 제목을 굳건하게 고집했습니다. 그만큼 나와 우리 사회의 ‘혼종성’에 대한 무의식적인 자각이 이 책을 쓰게 된 강력한 동기였기 때문입니다.
저는 X세대입니다. 청소년기에 서태지에 열광하며 K팝을 듣기 시작했고, 경제성장과 민주화의 여파로 어학연수와 배낭여행 붐이 일어나던 시절 대학에 가서, 어학연수하면서 얻어걸린 미국 대학 스웨트셔츠를 입고 캠퍼스를 돌아다니며 고학번 운동권 선배들이 반미 구호 외치는 모습도 보곤 했습니다. 여전히 방송에서 한국의 미와 정서가 소박함과 ‘한(恨)’이라는 소리를 들으며 청승맞다고 짜증을 냈고, 어설프게 그리스 신전을 흉내낸 기둥을 장식한 예식장에서 현란한 색깔의 뻣뻣한 한복을 입고 나오는 사람들을 보며(그때는 지금처럼 한복 색깔이 조화롭지 않았습니다) 눈살을 찌푸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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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그 🍜‘짬뽕’ 문화가 최정화 작가의 위트 넘치는 ⚱동시대미술로 승화되고, 광화문이 축제와 월드컵 거리 응원부터 각종 대규모 집회·시위로 넘쳐나면서 한(恨)의 정서 이야기는 쑥 들어가고 그 자리를 ♨흥(興)과 분노와 열기와 역동성이 채우는 것을 목격하게 되었습니다. 사회에 나가 영어신문에서 외국인 에디터 및 유학파 기자들과 오래 일하면서 자유주의와 개인주의에 더욱 익숙해졌지만, 그 외의 장소에서는 그것이 유교적 가부장적 질서와 충돌하는 것도 종종 경험했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그 충돌이 점점 줄어드는 한편, 어느 부분에서는 끈질기게 남아있는 것도 목격했습니다. 그 사이 한류는 〈대장금〉부터 〈오징어 게임〉까지, 〈올드보이〉부터 〈기생충〉까지, H.O.T.부터 방탄소년단(BTS)과 블랙핑크까지, 엄청나게 성장하고 있었습니다. 이 모든 것을 거쳐오면서 제가 절감하게 된 것은 대한민국에서 본격적으로 혼종화되기 시작한 세대로서의 저의 혼종적 정체성, 그리고 우리 사회의 혼종성(hybridity)입니다.
이것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해보게 된 계기는 2019년 휴직을 하고 다녀온 💼영국 석사 유학이었습니다. 저는 이 ‘늙은 제국’의 수도에서 애증의 양가적 감정을 느꼈습니다. 조선시대였다면 사대부도 남성도 아니기에 철저한 마이너리티였을 ‘나’를 구원한 근대화가 시작된 곳이며, ‘나’를 억압한 제국주의의 원흉이며, ‘나’의 잡종·혼종적 정체성의 뿌리 중 하나인 곳이었기 때문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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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저와 한국사회의 혼종적 정체성에 대해 자신감을 갖게 해준 존재들 중에 바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과 🎤BTS가 있었습니다. 런던 생활의 플랏메이트(영국은 아파트를 ‘플랏’이라고 합니다)인 젊은 대만 여성 피비는 BTS의 세계적 팬덤 ‘아미(ARMY)’의 일원이었는데, BTS가 한국인뿐 아니라 동아시아인에 대한 영국인들의 인식을 어떻게 바꿨는지, 영미 위주 팝문화에 어떤 균열을 냈는지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또한 영화 〈기생충〉이 장안의 화제여서 언론은 물론 내가 다닌 런던대학교 골드스미스 칼리지 교수들과 학생들 사이에 토론거리로 떠오를 정도였습니다. 한국의 특수한 상황과 세계의 보편적인 자본주의 현실이 잘 결합된 〈기생충〉의 이야기를 모두 재미있어 했습니다.
저 역시 영국이라는 새로운 공간적·문화적 맥락에서 〈기생충〉의 흥미로운 지점들을 추가로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골드스미스 수업에서 독일 철학자 발터 벤야민의 단편 저술 『종교로서의 자본주의』를 접하면서 벤야민이 논한 자본주의의 종교적 특성과 〈기생충〉의 연결지점을 보게 되었고, 점점 유교 등 기존의 종교를 자본주의가 대체하고 있는 한국사회의 모습을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이 부분은 이 책의 제1장과도 연결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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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소영의 문화가 암시하는 사회는 〈중앙일보〉에서 읽으실 수 있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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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귀국하고 복직해서 이 생각들을 바탕으로 한 칼럼 ‘문화가 암시하는 사회’를 중앙일보에 연재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그 제목을 그대로 책에 쓸까 했는데, ‘문화가 암시하는 우리 사회’를 관통하는 💡하나의 키워드가 있다는 것에 생각이 이르렀어요. 그것은 바로, 나를 혼란스럽고 당황시키면서도 나에게 힘을 주는 ‘혼종성’이었습니다. 그렇게 제가 쓴 칼럼들의 일곱 가지 테마 – 돈, 손절과 리셋, 반지성주의, 하이브리드 한류, 신개념 전통, 일상의 마이크로 정치, 포스트코로나와 인공지능 - 는 모두 한국의 혼종성이 만들어내는 우리 사회의 현재 모습과 가까운 미래의 🌟빛과 👤그림자에 관한 것입니다.
그러니까 『혼종의 나라』는 한국사회에 대한 책이기도 하지만 어찌 보면 📘저 자신을 돌아보기 위한 책이기도 합니다. 이 책이 나를 포함한 한국사회 구성원들이 스스로의 혼종적 모습을 고찰하고 그 힘과 그 문제점을 파악해 독특한 하이브리드 정체성이 갖는 잠재력을 세계적인 맥락에서 제대로 떨치는 길로 나아가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랄 뿐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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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소영 기자님의 이야기가 더 듣고 싶으시다면!?
위 링크에서 인터뷰 영상을 시청해주세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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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이 느낀 한국의
'혼종성'에는 어떤 것이 있나요?
은근한 레터 후기에 적어주세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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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이제 노산도 아니고
'노오산'인데, 정말로 괜찮을까?
김하율 신작 장편소설 『어쩌다 노산』
김하율 작가의 자전 장편소설로, 마흔넷에 갑작스럽게 둘째를 갖게 된 프리랜서 워킹맘 '하율'의 이야기를 담은 솔직하고 유쾌한 가족 시트콤입니다. 일과 육아 모두 '갓벽'하게 해내고 싶어 하는 하율에게서 따듯한 위로와 격려를 받으시길 바랍니다.
"인생은 언제나 '우연'에 의해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 당신은 이 경쾌한 소설에 빛의 속도로 빠져들게 될 것이다."
─ 정아은(소설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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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나무 시리즈 N° 개정판 출간!
누구에게나 가슴속에 묻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
❝꽃을 보고 있는 것 같았어. 다 피어난 꽃이 아니라, 꽃이 피어나는 과정을 바라보고 있는 것 같았어.❞ _김혜나 소설 『그랑 주떼』
당신은 사랑하는 사람의 진짜 얼굴을 알고 있나요 진실 앞에서도 그 사람을 선택할 수 있나요
❝지금 이 순간, 저는 더욱 깊이 변했으니까요.❞ _ 이영훈 소설 『연애의 이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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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근한 레터의 첫 번째 콜라보!
🖌문소영 작가님과 함께한 레터, 잘 읽으셨나요?
우리는 4월 25일 목요일 아침에 만나요!
🔍 다음 27p. 주제는?
문화 전문 기자 🖌문소영 작가님의
아직도 현실과 환상의 괴리로
고통받는 우리에게, 『키츠 시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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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근한 레터 만드는 사람들
🎨팔레트 N인듯 S인듯, F인듯 T인듯. 경계를 넘나들며 '귀찮다'는 말을 남발하지만, 누구보다 만드는 데 진심인 콘텐츠 메이커. 출판사에 다니고 있으나 유튜브를 더 좋아한다. 2023 목표는 직업에 맞게 책 읽기. 가끔 '책 못 읽는 마케터 툰'을 그린다.
🦋만희 영화는 거의 매일 보고 책은 종종 읽는다. 뚜벅뚜벅 걷는 것도, 운전도 좋아해 자주 여행을 떠난다. 이 모든 것은 음악과 함께다. 원래는 패션을 업으로 삼으려다가 어쩌다 보니(?) 출판인이 되었다.
🐥박새 여름을 특히 좋아한다. 먹보 강아지, 잠만보 고양이랑 살고 있다. 이동진 평론가가 5점을 준 영화를 따라 보는 게 취미인 신입 마케터.
👨🏻제이픽 덕질을 삶의 낙으로 삼고 있다. 책, 아이유를 가장 애정하고 그 외에 거의 모든 콘텐츠에 빠질 준비가 되어있는 프로 N덕질러다. 영문학과 신학을 전공했고 현재 출판 마케터로 생존 중이다.
🦫웜뱃 주로 내가 읽고 싶은 책을 만들고 싶은, 편향을 사랑하는 편집자. 타인의 편향을 보는 것을 좋아한다.
🍩봄날 낮엔 책 읽기, 저녁엔 넷플릭스 보기, 주말엔 전시 보기, 덕질은 숨 쉬듯! 너무 철들어버리지 않는 게 목표인 한국문학 편집자. 인생 모토는 열심히 일하고 신나게 놀자! |
🐁머위 멀리서 도착한 것들을 반기며 사실 이걸 어떻게 하나 당혹스러운 땀도 조금 흘리면서 해외문학 편집을 하고 있다. 글자의 고유한 소리를 듣는 일이 시원한 풀밭에 앉아 과일을 맛보는 것만큼 기쁘다.
⛑️이판권 좋아하는 배우가 나온 작품의 원작을 원서로 읽어 팬심을 증명하고 싶었다. 그 누구도 시키지 않은 검증 과정을 거듭하다 해외문학 편집자가 되었다.
🥞영원 매일이 낯설고 새로운 것으로 가득한 신입 한국문학 편집자. 반짝거리는 문장을 발견하고 다듬는 것이 어렵지만 즐겁다. 좋아하는 것들을 오래오래 지키고 싶은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다.
🦦실버 취미는 딱히 없다고 말하는 헤르미온느형 북디자이너. 목석처럼 뻣뻣하지만 발레에 온마음을 다 하는 취발러이자 5개 ott(티, 웨, 넷, 디, 쿠)를 구독 중인 드라마광이다. 이걸 누가 보냐는 z급 드라마도 즐겨 본다. 대단한 미식가는 아니지만 쩝쩝박사로 통해 맛집 추천을 주제별, 지역별, 목적별로 줄줄 읊는다.
🦊여우 좋아하는 것이 많아 늘 조금 분주하다. 그중 하나에 매일 9시부터 6시까지 열중하게 되어서, 남는 시간에 다른 애호의 균형을 맞추느라 분투하고 있다. 낯선 이야기를 사랑하는 해외문학 편집자.
🌊쿼카 좋아하는 것들의 근처를 서성거리며 멋진 사람들과 함께하고 싶어 책을 만들게 됐다. 함부로 꿰뚫지 않음으로써 닿을 수 있는 곳이 있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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