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희의 인사
👻 글자를 옮기는 사람들의 소설
: 다와다 요코와 배수아💡 내 방 안 독서 질을 높여주는 사물들👀 이번 달 신간은?
🎤 북토크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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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은근한 레터입니다. 세 번째 페이지를 적고 있는 저는 마케터 🦋만희입니다. 반가워요! 영화, 공간, 음악, 여행 등 평소 좋아하는 게 많다 보니 이곳에서 다루고 싶은 주제도 넘쳐나는데요. 무엇부터 꺼낼지 고민하다가, 처음인 만큼 책에 집중한 이야기부터 해볼까 해요.
님은 최근 어떤 책을 가까이하고 계세요?
요즘 제 곁에 두고 자주 함께하는 책들은 다와다 요코와 배수아의 책들이랍니다. 재밌게도, 두 작가 모두 저희 출판사에서 나온/나올 소설을 통해 입문하게 되었어요. 저는 한 작품이 정말 마음에 들면, 그 작가가 쓴 다른 작품들도 여러 권 읽어보는 편이에요. 이후로 그들의 전작들을 번갈아가며 하나씩 즐겁게 독파해나가고 있답니다.
오늘은 하나의 작품을 소개하기보다는, 번역이라는 주제로 두 작가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해요. 이어서 집에서 독서할 때 제가 애용하는 아이템들도 알려드릴 테니, 이번 3p. 분량 주의 드리지만 끝까지 봐주세요. 후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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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에 대해 생각해보신 적 있으세요?
다와다 요코와 배수아, 두 작가의 작품을 읽어보신 적 있나요? 아시는 분들이라면 눈치채실 만한 공통점이 하나 있는데요. 두 분 다 소설가이면서 동시에 번역가로도 활동하는 작가들이랍니다.
저는 불문학을 전공하면서 번역에 대한 인식이 뒤바뀌는 기회가 있었어요. 이전에는 번역이 그저 어떤 문장을 그 의미에 맞는 다른 언어로 바꾸는 일 정도라 생각했다면, 강의를 듣고 직접 해보니 그게 다가 아니란 걸 알게 된 거죠. 🍎'사과'가 'La pomme(사과)'로 바뀌는 것처럼 명료한 전환도 있겠지만, 사실 그렇지 않은 경우들도 꽤 많거든요.
언어의 차이에는 문화적 차이 역시 전제되어 있기 때문에, 번역이라는 건 여러 순간에 필연적으로 선택을 해야 하는 작업이더라구요. 그런 점에서 문학 작품에서의 번역은 특히나 단순한 해석이 아니라 창조라고 말할 수 있겠다, 그만큼 번역이라는 건 또 하나의 예술적인 작업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이를테면, 다와다 요코 소설 《지구에 아로새겨진》의 제목을 예로 들어볼까요.
❝'지구에 아로새겨진'은 원서 제목인 '地球にちりばめられて'를 번역한 것입니다. 여기서 '아로새겨지다'에 해당하는 'ちりばめられる'라는 단어는 '산산이 흩어진 것들'이 + '새겨져 있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고 해요. 이 단어는 신기합니다. 무언가를 새긴다는 말 속에 그것이 흩어진 상태가 포함되어 있다니.❞
_다와다 요코, 《지구에 아로새겨진》 편집 후기
편집 후기에서 특히 흥미로웠던 부분인데요. 비록 흩어진 상태를 담고 있는 '새겨져 있다'는 한국어에 존재하지 않지만, '아로새기다'라는 단어에 '마음속에 또렷이 기억하여 둔다'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어서인지, 저는 이 책의 번역된 제목이 꽤 만족스러워요. 산산이 흩어져 있던 등장인물들이 차례로 만나 나아가는 여행이 독자들에게 새겨놓을 희미하지만 분명한 자국을 알 것만 같아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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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번역은 전혀 다른 것일지도 몰랐다. 이를테면 변신 같은. 단어가 변신하고 이야기가 변신해서 새로운 모습으로 바뀐다. 그리고 마치 처음부터 그런 모습인 양 아무렇지 않은 얼굴을 하고 늘어선다.❞
_다와다 요코, 《글자를 옮기는 사람》
이렇듯 두 언어의 완벽한 대응이란 불가능하기 때문에, 미세한 균열과 차이를 포착하고 문장에 보다 적합한 의미를 담아낼 수 있는 능력은 번역가에게 있어 중요한 자질일 것입니다. 그래서인지 많은 번역가들이 누구보다도 언어에 더 민감하고 조심스럽게, 때로는 낯설게 접근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요. 한 글자 한 글자 느끼며 언어의 틈새를 최대한 메우거나 혹은 벌리려는 시도들이 필요할 테니까요.
❝이제껏 밋밋하게 써오던 모어의 매끄러운 표면이 갈라졌고, 파편들이 Hiruko의 혀 위에서 반짝반짝 빛나는 게 보였다.❞
_다와다 요코, 《지구에 아로새겨진》
소설에는 모국어 대신 인공언어를 만들어 사용하는 주인공에 대해 이러한 묘사가 나옵니다. 이 표현을 번역하는 일에도 대입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번역에는, 일상적으로 자주 사용돼 너무나 잘 다듬어진 매끄러운 언어의 표면을 일부러 쪼개고 갈라, 그 안의 숨겨진 의미를 반짝이는 파편으로서 보여주는 작업이 반드시 수반되어야 하는 거죠. 쉽게 말하자면 익숙해진 것에서 기꺼이 벗어나려는 노력, 저는 이러한 추구가 두 작가의 소설에도 큰 영향을 미쳤을 거라 (혼자서 🐜) 짐작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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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러 흐트러뜨리기, 낯설게 하기
두 작가의 작품을 처음 읽을 때, '내가 전에 읽은 게 무슨 내용이었지?' 하며 다시 앞장을 넘겨 돌아가서 살펴볼 때가 잦았는데요. (《지구에 아로새겨진》은 제외할게요) 머릿속에 정확한 내용이 곧이곧대로 꽂히는 소설이 아닌 거죠. 그보다는 그들이 지은 문장의 숲에서 길을 헤매며 꿈을 꾸듯 소설의 글자들을 타고 떠돌아 거니는 👻유령이 된 기분을 느끼곤 했습니다.
❝나는 글쓰기의 기원에 관한 글을 써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나는 비틀거린다, (...) 나 자신이 쓴 모든 것에 걸려 넘어진다고. 그것은 밤의 숲에 드러난 뿌리다. (...) 내 글은 아무도 모르게 달아나는 중이다. '글자 그대로 읽히는 것'으로부터.❞
_배수아, 《작별들 순간들》
글자 그대로 읽히는 것으로부터 달아나고 싶은 마음. 이런 마음은 분명 번역하는 자로서의 정체성, 그들이 언어를 대하는 태도와도 연관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낮고 조용하게 숨어 있는 것들을 건져내는 글쓰기, 결과적으로는 어떤 전형적인 소설의 문법에서 탈피한 이야기들. 저는 바로 이 부분에 이끌려 그들의 글자들을 계속해서 탐하고 쫓아가게 되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평소 정확히 읽고 싶은 욕심 때문에 독서 속도가 느린 저인데요. 이 두 작가를 만나고, 그들의 작품을 읽을 때만큼은 그저 흘러가듯 유영하는 독서를 하게 됐어요. 그걸 그들도 원할 거라는 믿음과 함께요. 그리고 그런 것들에 자꾸만 매료되는 제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저와 비슷한 취향의 독자님들, 혹은 이 글을 읽고 그들의 작품이 궁금해진 분들이 계실까요?
📖 은행나무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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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1년 전만 해도 저는 무조건 카페에서 독서하는 걸 선호했는데요. 점점 체력도 떨어지고 🥲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소중해지면서 이제는 방에서 독서하는 시간이 꽤 많이 늘었답니다. 독서에도 질이 있다고, 독서의 질을 높여주는 저의 몇 가지 아이템들을 소개해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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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는 분위기가 중허지요~ 백열등을 안 좋아하다 보니 기존 쓰던 조명이 좀 어두워서 두 개 더 장만했어요. (사실 색상을 못 고르겠어서 두 개 산) 회사 사람들에게 예쁘다며 DM 좀 받았던 저의 새로운 조명! 소든 조명인데요. 무선이라 책상-침대 옮겨 다니며 사용할 수 있어 좋더라구요. 근데 사진은 독서가 아니라 레터를 쓰는 중이네요? ^^ 양해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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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은근히 또 중요한 것이 향인데요. 좀 귀찮다 싶으면 룸스프레이로, 더 신경 쓰고 싶은 날이면 페이퍼 인센스로 기분을 내는 편이에요. 제가 애용하는 제품은 탬버린즈(무드퍼퓸 912)와 빠삐에르 다르메니(아르메니)입니다. 둘 다 선물 받았는데 정말 만족하며 쓰고 있어요. 누군가에게 간단히 마음을 전하고 싶을 때 🎁선물로도 추천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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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빠질 수 없는 게 음악이죠. 독서할 땐 가사 없는 음악 위주로 듣게 되는데요. 요즘 저는 피아니스트 진수영 님의 곡들을 매일 듣고 있어요. 링크해둔 <밤, 물 빛> 앨범과 함께 <Paraphrase> 앨범도 추천해드릴게요. 조용한 방 안에서, 차분함을 원하실 때 님도 한번 들어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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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이야기도 넣으려 했는데 분량 상의 문제로 아쉽게 빼게 되었어요... 다음에 기회가 있기를...
이렇게 사소하지만 취향과 취미를 향유하며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여유가 내일을 더 생동하게 하는 것 같아요. 꼭 독서가 아니어도 오로지 집에서, 내 방 안에서만 누릴 수 있는 작은 기쁨들을 만들어가보시길 바라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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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의 마음을 빼앗은 작가나 작품들이 궁금해요.
저한테 영업 좀 해주시겠어요?
은근한 레터에 대한 후기도 듣고 싶어요.
독자님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
더 완성도 높은 레터를 보내드리겠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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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미국 아카데미 각색상 수상작
영화 〈위민 토킹〉 원작 소설
고립된 메노파 공동체에서 살아가는 여자들은 언젠가부터 몽롱한 머리에 피 흘리는 몸으로, 강간당해 아이를 밴 상태로 깨어납니다. 하지만 이 끔찍한 폭행은 귀신과 악마의 소행이자 여자들이 몰래 벌인 죄에 대한 벌이라고 간주되며 무시당해요.
결국 같은 마을의 남자들이 동물용 마취제로 여자들의 의식을 잃게 한 후 벌인 일이라는 게 밝혀지는데요. 그렇게 여태 살아온 방식을 더 이상 신뢰할 수 없게 된 여자들에게는 세 가지 선택지가 주어집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기, 남아서 싸우기, 떠나기.
그들은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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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는 예측하는 게 아니라 대응하는 거예요."
부동산스릴러와 클래식의 만남! 작가가 직접 고른 플레이리스트를 따라가며 소설에 대해 이야기해보아요.📢 북토크 안내 일시: 6/1(목) 저녁 7시 30분~9시
장소: 땡스북스(@thanksbooks)
진행: 장진영 × 양다솔 작가
참가비: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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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근한 레터의 세 번째 페이지,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아
조금 길어진 글이었지만 부디 즐거우셨기를!
6월 8일 목요일 아침에 또 만나요.
🛒 다음 4p. 주제는?
🤵🏻♂️ 책을 또 사는 제이픽의 인사 🎬 영화 개봉을 기다리게 만든 책 💐 회사가 조금 더 좋아지는 방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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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근한 레터 만드는 사람들
🎨팔레트 N인듯 S인듯, F인듯 T인듯. 경계를 넘나들며 '귀찮다'는 말을 남발하지만, 누구보다 만드는 데 진심인 콘텐츠 메이커. 출판사에 다니고 있으나 유튜브를 더 좋아한다. 2023 목표는 직업에 맞게 책 읽기. 가끔 '책 못 읽는 마케터 툰'을 그린다.
🦋만희 영화는 거의 매일 보고 책은 종종 읽는다. 뚜벅뚜벅 걷는 것도, 운전도 좋아해 자주 여행을 떠난다. 이 모든 것은 음악과 함께다. 원래는 패션을 업으로 삼으려다가 어쩌다 보니(?) 출판인이 되었다.
🐥박새 여름을 특히 좋아한다. 먹보 강아지, 잠만보 고양이랑 살고 있다. 이동진 평론가가 5점을 준 영화를 따라 보는 게 취미인 신입 마케터.
🤵🏻♂️제이픽 덕질을 삶의 낙으로 삼고 있다. 책, 아이유를 가장 애정하고 그 외에 거의 모든 콘텐츠에 빠질 준비가 되어있는 프로 N덕질러다. 영문학과 신학을 전공했고 현재 출판 마케터로 생존 중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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