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본격적인 가을이 시작되었다고 느낀 게 무색하게 다시 더워진 9월입니다. 지난 은근한 레터 33호에서 🐦⬛박새가 새로 산 책장을 자랑하고 갔는데요. TMI 남발이라 살짝 얼굴을 붉혔으나… 다행히 그 글을 보고 독자님 몇 분이 자신의 책장을 소개해주셨어요. 그중 한 분의 책장이 유독 눈에 들어와서 이렇게 살짝 언급하고 지나가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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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님의 책장! 에세 시리즈도 보여서 반가웠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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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문학 고수! 💫 독자님의 책장
"올린 사진은 출판사별 세계문학 시리즈만 꽂아놓는 책장 중 하나인데요, 하나만 꼽으라니 어렵네요. 사진에서만 꼽자면, 문학동네는 오노레 드 발자크와 살만 루슈디 작품들. 민음사는 《나는 고백한다》, 열린책들은 《수용소군도》, 은행나무는 《커다란 초록 천막》, 을유문화사는 《체호프 희곡선》, 창비는 《금색 공책》, 휴머니스트는 《4월의 유혹》 입니다."
_독자님의 문장
해외문학을 즐겨읽으시는 듯한 손○○ 독자님의 책장입니다. 시리즈 도서는 확실히 모아서 꽂아두었을 때 아름다움이 배가 되네요! 각이 딱딱 맞는 책장을 보고 있으니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독자님께서 추천해주신 책들을 훑어보며 높은 독서력(?)을 감지했는데요. 읽은 사람들은 다 극찬을 하는 류드밀라 울리츠카야 작가님의 《커다란 초록 천막》💚이 있기 때문이에요. 한 달 뒤면 노벨문학상 수상작이 발표되는데, 그때 좋은 소식이 들려오려나요?😚
마케팅부끼리 독자님들의 책장을 구경하다가 갑자기 "내 책장은 어땠지...?" 돌아보게 되었어요. 그리하여 갑작스럽게 끼어든 오늘의 은근한 레터! 🦋만희, 🥸제이, 🎨팔레트의 책장을 소개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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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장이 없는 게 멋 🦋 만희
책장을 사야지~🗨 하지만 무기한으로 미루고 있는 극P의 책장(?)🙄입니다. 막 놔둔 것 같아도 나름 의도가 담긴 배치인데요. 북선반의 상단에는 시집들을 출판사별로 정리해두었구요, 그 아래로는 좋아하는 시리즈들을, 꼭 선반이 아니더라도 아끼는 책들은 잘 보이는 곳에 놔두는 편이에요.
책장을 바라볼 때 특히 저를 흐뭇하게 하는 건 역시 아름다운 장정의 시리즈들인데요, 확실히 함께 두면 빛을 발하는! 제가 애정하는 시리즈를 몇 가지 고백하자면 ― 워크룸프레스의 제안들, 을유문화사의 암실문고, 문학과지성사의 시인선, 아침달 시집, 민음사의 세계문학전집(주로 빌려 읽어서 그런지 책장엔 별로 없네요). 그리고 은행나무의 세계문학 에세(ESSE)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여기서 드러나는 저의 취향, 눈치 채셨나요? 주로 해외문학과 시집을 즐겨 읽는 편인 저에게 이렇게 다양한 시리즈들은 매우 소중한데요. 저자나 내용에 대한 정보가 없어도 그 시리즈를 믿고 책을 구매하는 일도 꽤 잦답니다. 무엇보다 제가 말씀드린 시리즈들, 그냥 너무 예쁘잖아요! 바라만 봐도 좋달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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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내 책장이 이렇게 될 줄 몰랐어! 🥸제이
어느새 책장에 변화💥가 생겼습니다(변화가 생겼다는 사실을 이제야 발견했네요). 누군가를 더 깊이 알고 싶을 때는 그 사람과 대화를 방법도 있겠지만, 전 그 사람이 읽은 책이 궁금해지고, 가능만 하다면 그 사람의 책장, 서재를 보고 싶어집니다. 그곳을 보면 그 사람의 독서 습관을 포함해서 정리 습관까지 볼 수 있으니, 정보를 꽤 많이 얻을 수 있거든요. 그래서 제 지인 중에는 책장 사진을 결코(?) 공개하지 않는 이도 있답니다(대체 무슨 책이 있길래?).
저는 나름 명작 반열에 오른 책은 위쪽에 배치하고 시리즈별로 모아서 책장을 꾸미곤 했습니다. 그리고 책 앞에서 여행지에서 사 온 기념품을 두기도 했었습니다. 네, 과거형입니다.😁 은근한 레터에 책장 소개를 실어달라는 명을 받고 사진을 바로 찍어보니 책장 한 칸에는 아이를 위한 책📚이 가득 채워져 있고, 책 앞에는 아이 선물과 온습도계(필수템)✨가 놓여있네요(오뚝이 장난감은 언제부터 저기에 있었을까요).
예전부터 꿈꿔온 책장과는 거리가 멀지만, 지금의 저를 가장 잘 드러내는 것 같습니다. 유럽 여행 때 사온 기념품도 뾰족해서 한쪽에 치웠고 욕설 비슷한 제목이나 괴물… 표지도 다 치웠습니다. 이렇게 책장은 예상하지 못한 모습으로 바뀌어버렸지만, 오히려 귀여움이 늘어났으니 좋습니다.
+ 책장 중간중간에 귀여운 포인트가 있답니다. 예를 들면, 앤 카슨의 《녹스》, 그리고 그 앞에 선물 받은 쿠로미 모양의 아기 파우치의 귀염 & 뽀짝스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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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큰 책장이 필요한 🎨 팔레트
"2중 주차 없애려면 주차장 넓어야" 🚗
짐 정리중에 가장 어려운 건 바로 책장 정리 아닐까요? 처음 5단짜리 높은 책장을 살 땐 자신했어요. "공간 남을 거다!" 이 생각은 두 달만에 사라졌습니다. 보이시나요? 좋아하는 작가별, 시집별로 정리하려했던 '노력'이…? (정리를 못해 전체 화면이 없는 점… 이해하시죠?)
책장에서 한 권을 추천드리자면 《자기만의 방》🪑을 꼽고 싶습니다. 버지니아 울프에 대해 알고는 있었으나 선뜻 읽을 생각을 못하고 있을 때, 가장 편한 느낌으로 문을 열어준 책이 《자기만의 방》입니다. 시대적 배경이 1929년으로 지금과 약 100년 정도의 세월이 있지만, 지금까지 많은 독자에게 읽히고 있다는 건 그녀의 이야기에 아직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있다는 뜻이겠죠. 많은 것이 변했지만 한 인간에게 '자기만의 방' '물질적이고 정신적인 독립'은 꼭 필요하니까요. "세상은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았어!"라고 비관적이 될 때 펼쳐보면 이상한 위로(?)🤍도 느껴진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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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로스코의 작품은
그 자체로 하나의 우주다"
그림으로 인간의 본질을 전하고자 했던
캔버스 위의 철학자, 마크 로스코에 관한
가장 완전하고 아름다운 해설
이 책에는 마크 로스코의 아들 크리스토퍼 로스코가 아버지의 작품과 생애에 관해 수십 년 동안 탐구해온 모든 것이 들어있는데요. 로스코가 캔버스를 색으로 가득 채우게 되기까지의 과정과 자신의 그림을 감상하는 사람들에게 바랐던 것들, 그리고 무엇보다 위대한 예술 뒤에 숨겨진 평범한 인간에 대한 발견까지.
《마크 로스코, 내면으로부터》를 읽으면 마크 로스코가 어떤 예술가였는지, 또 앞으로 그의 작품을 어떻게 감상해야 하는지 더욱 분명하게 알 수 있습니다. 이 책과 함께 지금 용산구 페이스 갤러리에서 진행되고 있는 마크 로스코 x 이우환 전시회도 구경해보면 어떨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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