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랜만에 돌아온 마케터 팔레트🎨입니다. 님은 오디오북 자주 들으시나요? 예전에 저는 오디오북이 오글거려 잘 듣지 못했던 사람인데요. 어쩌다보니 은행나무의 오디오북 담당자가 되어 직접 만들어보고 윌라, 밀리의 서재 등의 플랫폼에 유통도 하고 있습니다. (사람의 운명이란 참 알 수가 없네요…🤔) 오늘 은근한 레터는 오디오북을 만들며 들었던 생각을 잔잔하게 엮어서 써보았습니다. 마케터의 가벼운 업무 비하인드로 읽어주시면 좋겠어요!
눈이 지쳤을 때, 귀로 읽어 내려가는 이야기들
님은 그럴 때 없으신가요? 새로운 이야기는 듣고 싶지만 활자는 읽기 힘든 마음 상태. 하루 종일 모니터를 째려보느라 지쳤거나, 육아 등으로 눈과 손은 바쁜 와중에 다정한 소리가 그리울 때. 그럴 때 오디오북은 아주 좋은 이야기꾼📖이 되기도 합니다. 늦은 밤 차분한 목소리로 들려오는 고전 문학을 듣고 있으면 스르륵 잠이 들기도 하고요. (이런 경우가 더 많은 건 기분 탓이겠죠…?🤣)
오디오북 담당자가 되면서부터 듣기 시작한 오디오북은 제게 꽤 새로운 자극을 주었습니다. 특히 요즘 제가 푹 빠져있는 뜨개질🧶을 할 때 최고(!)로 좋더라고요. 뜨개질하면서 화면을 보는 건 어려워서 소리에 의지하게 되는데, 노래만 계속 듣는 건 조금 지루하잖아요. 오디오북으로 평소 읽고 싶었던 책을 들을 수 있게 되니 눈의 자유(?)를 얻은 듯한 기분이 들기도 했습니다.
물론 어떤 책은 오디오북을 시작하자마자 서둘러 끄기도 합니다. 최근 저는 정유정 작가님의 《완전한 행복》을 집중해서 들으려고 오디오북을 틀었는데, 사건이 벌어지는 공간이 묘사되는 부분에서 곧바로 끌 수밖에 없었습니다. 듣다 보니 '이건 무조건 책으로 봐야 해!' 싶었거든요. (ㅎㅎ) 님은 이런 경험 없으신가요?
뜨개질 할 때 듣는 오디오북🎧 꽤 꿀잼입니다.
이걸 보는 뜨개인이 계시다면 오디오북 강추!
"이 오디오북은 한국출판문화진흥원(KPIPA)의 제작 지원 사업 선정작입니다."
오디오북을 들을 때 이 문구 많이 보지 않으셨나요?이건 말 그대로 출판사가 KPIPA의 지원을 받아 제작한 오디오북임을 알리는 문구인데요. 오디오북은 6시간~7시간에 해당하는 원고를 성우가 직접 연기하고 효과음, 배경음악 등을 넣어 독자의 몰입도를 높이기 때문에, 제작비가 꽤 많이 필요합니다. 그렇다 보니 출판사의 입장에선 선뜻 만들기 주저되는 부분이 있어, 일부 작품은 지원을 받아 제작하곤 하는데요. 올해 은행나무는 총 3권의 오디오북을 제작하게 되었습니다.
오디오북 제작을 기획할 때 중심에 두는 키워드는'빠져드는가?' & '실용적인가?' 💬 두 가지인데요. 오디오북을 라디오 극장으로 생각하시는 분들을 위해서는 성우의 연기나 효과음에 소설 속 상황이 잘 반영되어야 합니다. 서사가 강한 오디오북을 제작할 땐 여러 명의 성우 샘플을 듣고 해당 인물의 느낌과 잘 맞는지를 고려하는데요. 녹음 전에 제가 소설 속 인물의 특성 중에서 가장 살리고 싶은 부분, 가령 '차분하고 조용한 성격이며 감정 기복이 크지 않은 인물'로 캐릭터를 자세히 소개하며 제가 생각하는 톤을 성우님에게 요청합니다. 또 목소리로 캐릭터의 연령을 느낄 수 있게 만들어야 하니 [점잖은 60대 할아버지] [활발한 20대 여성] 등의 정보를 꼼꼼하게 전달하려는 편이에요.
반대로 극적인 효과 없이 AI가 읽는 오디오북도 있습니다. 이런 것을 즐겨 듣는 독자들은 관심도는 '이 책이 얼마나 실용적인가'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효과를 많이 넣을 필요가 없죠. 이번에 《어른을 키우는 어른을 위한 심리학》을 제작할 때 제가 신경 쓴 부분은 [차분하지만 힘이 있는 목소리] 였습니다. 심리학 책이기도 하고 타깃 독자 연령대가 높다보니 목소리의 연령도 높게 기획해 제작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인문책 오디오북을 많이 만들어보지 않아서 독자님들의 반응이 걱정이었는데, 제작 후 유통시키고 나니 인문서에 대한 오디오북 관심도가 높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어요. 앞으로도 꾸준히 사랑 받았으면 하네요!
올해 은행나무에서는 정유정 신간 《영원한 천국》이 출간되어 많은 독자님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데요! 특히 10월부터 밀리의 서재에 《영원한 천국》 오디오북이 공개되기도 했습니다. 오픈 예정일만 뜬 상태에서도 소설 분야 클릭율 1위를 기록해 독자분들의 뜨거운 관심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 공개되고 나니 댓글에 "이렇게 긴 분량의 소설을 한번에 다 듣은 건 처음이다"라는 반응이 많았어요. 종이책으로 읽을 때에도 520페이지가 전혀 두껍게 느껴지지 않을 만큼 흡입력이 강한 작품이니, 아직 읽기를 시작하지 못한 분들이라면 첫 페이지를 어서 시작하기를 추천드립니다.
사람 목소리엔 AI가 담지 못한
따뜻한 힘이 있다
지금까지 오디오북을 만들면서 들었던 소소한 생각들을 정리해봤습니다. 오디오북을 전혀 듣지 않았지만 담당자가 마케터의 이야기 어떠셨나요? (ㅎㅎ) 올해 은행나무에서 만든 오디오북들이 꾸준히 사랑받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후기를 썼는데요. 지금까지 오디오북에 관심이 전혀 없던 분들이라도 이번 콘텐츠를 통해 1화 정도는 클릭해보는 추진력(?)을 얻으셨기를 바랍니다. 새로운 경험은 스스로 깨닫지 못한 감각을 선물하기도 하니까요! 눈으로 읽어내려가는 독서가 지겨울 때, 감각을 귀로 옮겨 독서 경험의 폭을 조금 더 넓혀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