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님. 처음 뵙겠습니다. 39호 은근한 레터를 쓰게 된 신입 마케터 💧망초입니다.
저 💧망초는 입사한 지 3주 차에 막 들어섰는데요. 은근한 레터의 수신인에서 발신인이 되다니… 감회가 새롭기만 합니다. 여러분께 어떤 이야길 하면 좋을까 고민하다가, 아무래도 출판마케터로 거듭난 시절보다 독자로서 살아온 시간이 훨씬 길다 보니, 저의 독서 취미를 공유하면 좋겠다 싶었어요.
사실 저는 🏃♀️뚜벅이 독자(?)라 서점이나 전시, 팝업 등 오프라인으로 체험할 수 있는 독서 경험을 즐기는데요. 개중에서도 헌책방 구경하는 걸 무척 좋아합니다. 폭삭 익은 책장이 풍기는 뭉근한 냄새를 맡는다든지(그럼에도 헌책방에 가실 땐 마스크를 챙겨가시길 추천합니다..😷), 헌책방에서만 마주칠 수 있는 옛 책들을 보다 보면 시간 여행을 하는 것 같기도 하거든요. 어릴 적 읽었던, 잊고 있던 책들을 우연히 만날 때도 있는데 그럴 때면 얼마나 반가운지 몰라요.
저와 같은 취미를 가지신 분이 계실 수도 있고, 혹은 헌책방의 세계를 처음 듣는 독자분들도 있을 텐데요. 이번 레터에선 제가 오랫동안 취미 삼아왔던 헌책방 투어에 대해 이야기해볼까합니다. 그럼 모쪼록 재밌게 읽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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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닉네임의 비화…. 🔐 기찻길 옆 우거진 풀들을 망초라고 부른다는 걸 알고 계시나요? 줄곧 1호선을 타고 다닌 제 사진첩에는 망초를 찍어 놓은 사진이 꽤 많습니다. ㅎㅎ 지하철 창 너머의 푸릇한 플랫폼 풍경을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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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처음 헌책방의 매력에 빠지게 된 건, 3년 전 부산의 보수동책방골목을 가고 나서부터예요. 아마 부산 여행을 가보신 분이라면 한 번쯤 들어보셨을 것 같은데요. 남피랑 마을과 이어져 있어 관광객들이 자주 찾는 걸로 알고 있어요.🌄
간혹 책방들이 문을 닫는 시기가 있는데, 다행히도 제가 갔을 때는 새 학기가 시작되기 전 무렵이라 대부분의 책방이 영업 중이었습니다. 전집을 사러 온 학부모님들과 아이들이 많더라고요. 책방 거리 골목 입구로 들어선 순간… 골목길을 따라 층층이 쌓인 책들과 옹기종기 모여있는 책방들의 풍경에 저는 마음을 사로잡히고 말았습니다. 👀 책으로 둘러싸이는 느낌을 좋아한다는 걸 그때 깨달았던 것 같아요. (스펀지밥의 서재가 로망인 저로서는 행복한 경험이었어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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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동 책방 골목에 가게 되신다면 ‘우리글방북카페’란 곳에 가보시길 추천드려요. 골목에 위치한 입구로 들어가도 되고 반대편의 카페 입구로 들어가도 되는 생각보다 널따란 곳인데요. 책뿐만 아니라 오래된 엽서나 LP도 구경할 수 있고, 북카페를 겸하고 있어서 쉬었다 가기도 좋은 곳이에요. 저는 이곳에서 할아버지 두 분이 나란히 앉아 독서하시는 모습을 보았는데, 그 고즈넉한 장면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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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책방의 묘미를 알기 시작한 저는 동네 헌책방까지 발굴(?) 하기 시작했는데요. 지금은 서울로 이사를 왔지만, 석 달 전만 해도 수원에 살았던 저는 수원역 6번 출구 근처에 있는 헌책방에 종종 들리곤 했습니다. ('수원책방'이라는 곳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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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책을 대여해 주기도 하고, 내가 가진 책과 헌책을 교환할 수도 있는 곳이에요. 대여는 하루 100원, 교환은 50원!!💰 파격적인 가격으로 책을 사고 팔고 빌릴 수 있답니다. 게다가 비 오는 날엔 3,000원에 우산을 팔기도 하는...! 인정이 넘치는 곳입니다.
외관은 평범한 헌책방처럼 보이지만 안으로 들어가면 무궁무진한 공간이 등장합니다. 슬라이딩 책장에 빼곡하게 꽂힌 책들을 살펴보는 재미가 있어요. 책 더미 속을 파헤치다 보면 절판본이나 초판본을 찾을 수도 있습니다. 저는 박완서의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와 무라카미 하루키의 《해변의 카프카(상)》구판 절판본을 단돈 1,000원에 사냥해 왔답니다.
이렇게 좋아하는 작가의 소설을 발견할 때면 정말 기분이 좋습니다! 깨끗한 개정판 신간도 좋지만, 때때로 사람들의 손 때가 묻은 책들을 더 소장하고 싶을 때가 있더라고요. (어느 블로그에서 이렇게 헌책을 사는 행위를 🏹‘헌책 사냥’이라고 표현한 걸 보았는데, 묘하게 웃기고 위트 있는 표현이라 종종 저도 사용하곤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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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옛날 책을 구경하다 보면, 그 시대의 말씨나 문화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보니 가끔 의도치 않게 유머를 선사하는 책들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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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책방의 묘미를 알리고자 친구들과 함께 다녀온 헌책방도 있어요. 파주에 있는 '문발리헌책방골목블루박스'란 책방인데요. 방대한 헌책은 물론 독서 공간이 매우 넓고 아름다워 한 번쯤 가보시길 꼭 추천드리는 곳입니다. 헌책방 골목을 실내에 그대로 구현해둔 곳인데, 마치 골목을 걷는 것처럼 색다른 경험을 해볼 수 있어요. 👍
💡극장처럼 어두운 공간에 은은한 조명을 켜둔 공간도 있고, 🌳우거진 나무 뷰가 보이는 공간도 있어 취향대로 좌석을 선택할 수 있어요. 동네에 있다면 매일 오고 싶을 정도로 너무 좋았던 공간이랍니다.
대부분 혼자서 헌책방을 구경해왔는데, 친구들과 함께 가니까 더 재밌더라고요. 이날 서로에게 헌책 한 권을 선물해주는 소소한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했는데, 꽤 기억에 남는 경험이었어요. 특별한 기념품이 된 기분이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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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헌책을 좋아하는 또 다른 이유 중 하나는, 책의 만듦새에 대한 아날로그함 때문인데요. 그 시대에 유행했던 제목의 서체나 색의 사용을 캐치하는 것도 재밌는 볼거리예요. 그저 외관이 예뻐서 소장하고 싶은 책들을 자주 맞닥뜨릴 수 있답니다. (물론 옛것을 좋아하는 저만의 취향일 수도 있습니다만..😉) 가끔 띠지까지 보관된 헌 책을 발견할 때가 있는데, 그것대로 재밌어요. 띠지가 있는 헌책을 보는 것은 꽤 귀한 경험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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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헌책방은 완전히 옛 책을 찾는 사람이 별로 없어서 그런지 생각보다 최근 출간 책들이 꽤 많더라고요. 그럼에도 아직까지 헌책방 골목의 발길이 끊기지 않는 건, 헌책방에선 발견하는 행위가 고유해지기 때문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아주 오래 그곳에서 나를 기다려왔을 책! 그런 이끌림을 주는 책! 그런 책들을 발견하는 재미를 한 번 겪고 나면 일부러라도 찾게 되는 곳이 바로 헌책방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저도 조만간 새로 이사한 동네의 헌책방에 방문해 볼 계획이랍니다! 혹시 님 주변에도 헌책방이 있다면 한 번 들러보시길 권해드리며 이번 은근한 레터는 여기서 마칩니다. 부쩍 쌀쌀해진 날씨 유의하시길 바라며 뭉근한 겨울이 되시기를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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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달 마지막 주 목요일에
세 분에게 음료 기프티콘을 선물로 드려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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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만간 고통이 두려움보다 더 커질 것이고,
두려움이 사라지면 이 정권도 사라질 것이다"
★ 2023 부커상 수상작 ★
★ 2024 데이턴문학평화상 수상작★
출간되었습니다!
소설은 전체주의에 휩쓸린 아일랜드를 배경으로
생존을 위해 분투하는 한 가족을 보여주는데요.
작가가 "시리아 난민에 대한 명백한 무관심"이
집필의 발단이 되었다고 밝혔듯이,
명백한 현실을 허구로 전복해 완성한 소설입니다.
반복되는 모티프와 의도적 생략 등의 대담한 시도 속에서
폴 린치의 문장을 체험해 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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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토크 안내 •
《예언자의 노래》 출간을 기념해
김인정 기자 & 허진 번역가와 북토크를 합니다!
부커상 수상에 관한 이야기부터
이 책의 발단이 된 사건, 책 제목이 내포한 의미 등등-
알게 될수록 놀라운 《예언자의 노래》의
모든 것을 다룰 예정이니 많은 참여 바랍니다. ✨
❝역행하는 시대, 우리에게 필요한
"급진적 공감"에 대하여❞
일시 | 2024년 12월 5일 목요일 19시 30분
장소 | 알라딘 빌딩 1층
(서울특별시 중구 서소문로 89-31)
모집 인원 | 50명
참가비 | 5,000원
참여 방법 | 아래 버튼을 클릭해서 알라딘 티켓 구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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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근한 레터를 만드는 사람들 〉
🦋만희 • 🐦⬛박새 • 💧망초 • 🥸제이
📬 은근한 레터는 격주로 발송됩니다
12월 5일 (목) 오전 8시에 40p로 만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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