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 HAPPY NEW YEAR! 🙇🏻♀
42p로 돌아온 은근한 레터입니다.
다들 어떤 새해를 맞이하셨나요? 은행나무는 12월 30일부터 전사 휴무(!)인지라 이 글을 쓰는 지금은 아직 크리스마스이브🎅인데요. 감히 예측해보자면 1월 1일의 저는 피부가 뽀송뽀송하게 느껴질 정도로 잠을 푹 자고, 읽고 싶었던 책도 읽고, 눈물이 조금 고이는 먹먹한 영화도 보았을 것 같습니다. 항상 너무 비장하지 않게 한 해를 시작하고 싶었거든요!
그런 제가 포기하지 못하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한 해의 마지막 책과 새해의 첫 책을 고르는 것! 처음과 끝에 있어서는 항상 온 마음을 다해 고민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리하여 이번 42p는 은행나무의 마케터 만희, 박새, 망초가 각자가 고른 새해 첫 책을 소개합니다. 책 고르는 팁과 함께 담아보았으니, 님에게도 유용한 레터가 되길! 그럼 시작할게요.
─ 마케터 🐦박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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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터 🦋만희
─ 누군가에게 영향을 준 책 읽어보기
연시는 행동할 수 있게 해주는 마법 같은 시기잖아요. 그 힘을 빌려 새해 첫 책은 ① 새로운 책을 사기보다는 갖고 있던 책 중 미뤄오던 걸 골라보는 편입니다. 그렇게 집에 읽지 않고 쌓여만 가던 책들로 인한 부채감을 조금이나마 청산해주기도 하고요. 돈도 절약 가능!
한 해를 시작하는 책인 만큼, 믿는 구석이 있는 안전한 선택을 하고 싶기도 한데요. ② 누군가가 진심으로 추천해준 적이 있는 책을 택해봅니다. 그에게 사소하게나마 영향을 미친 책이라면 더 제격일 듯합니다. 나에게도 어떤 변화를 주지 않을까, 하는 약간의 기대와 함께 2025년을 맞게 될 두 권의 책을 소개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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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고의 시간들》은 입사하고 나서 자연스럽게 알게 된 책인데,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올가 토카르추크의 장편소설입니다. 사실 당시엔 별다른 관심을 갖지 않았는데요.
작년 여름 연남동으로 이전한 어쩌다책방을 찾았을 때, 새로워진 책방의 모티브가 된 책 몇 권이 전시되어 있더라고요. 거기에 조금 의외이면서도 반가운 얼굴로서 이 책이 놓여 있었습니다. 이렇게나 감각적인 공간의 정체성 한 면을 차지하고 있는 책이라니. 얼마나 멋진 책일까?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었어요.
"경계를 흐트러뜨리는 조각들을 모아 새로운 시공간의 밑그림을 만드는 것. 그것이 작가가 생각하는 희망의 정의인 것 같습니다."
_어쩌다책방 큐레이션 소개글 中
그해 여름 신기하게도 어느 카페의 책더미에서, 또 누군가의 작업실에서, 잊을 만하면 이 책이 제 눈앞에 계속 나타났습니다. 해외문학팀 20세기 편집자님이 지금까지 수년 동안 편집해온 은행나무 책 중 가장 추천하고 싶은 책 한 권을 고른다면 《태고의 시간들》을 꼽고 싶다고도 하셨고요.
여러모로 많은 이들에게 영감이 되었을 이 책을 여태 미루고 있었는데 2025년 1월 1일 꼭 펼쳐보려고 합니다. 새해 복 많희 받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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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와 책 수다를 떨던 중 나쓰메 소세키의 《마음》을 추천받은 적이 있어요. 이 책을 읽고 '결심'이라는 것을 하게 되었다고, 책을 덮음과 동시에 막연히 생각만 하던 북유럽 한 달 살기를 시전할 비행기 티켓을 결제했다고요. 이렇게 누군가를 변화시키는 책이라니! 어떤 문장들이 그를 낯선 곳으로 이끌었을지 궁금합니다. 저도 이 책을 읽고 나면 무언가를 새롭게 시도하게 될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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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터 🐦박새
─ 믿는 책에게 기대어보기
거의 매일 책을 읽는 저에게도(혹은 매일 읽기 때문에?), 연말연시는 의미를 부여하고 싶은 날입니다. 새해 첫 곡의 가사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처럼, 첫 책이 앞으로 펼쳐질 삶에 영향을 미칠 것만 같달까요? 이때, 궁금했으나 아직 읽지 못한 책을 집는 것도 탁월한 방법이지만, 저는 잠깐의 휴식을 권하고 싶어요. 바로, 나에게 큰 의미를 남겼던 책을 재독하는 것인데요. 읽고 싶은 책이 너무 많은 세상인지라 재독이 요원하게 느껴지지만… 바로 그 이유로! 새해에 권유해봅니다. 막상 다시 읽으면 책에 대해 모르는 게 없다는 믿음이 깨지고, 새로운 부분이 눈에 들어올 거예요. 저는 지난 독서와는 다른 지점에서 전율을 찌르르- 느끼게 되는 게 무척 흥미롭더라고요. 그래서 제 2025년 첫 책은요, ESSE 시리즈 중 하나인 류드밀라 울리츠카야의 소설 《커다란 초록 천막》으로 결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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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견한 것들이 많아질수록 아직 발견되지 않은 것들은 더욱 신비로운 빛으로 반짝인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커다란 초록 천막》 속 문장인데요. 이 책이 출간된 2023년 여름부터 지금까지, 책상 앞에 적어두고 매일 들여다보았답니다. 하루를 '잘' 살아갈 원동력이 되어줬달까요. 저에게 이 책은 혼란한 세상, 문학으로 얽힌 우정, 예술에 대한 사랑, 생생하게 살아있는 존재들 등의 키워드로 남아있는데요. 참으로 흉흉하고 험난한 시기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 위로가 되어주지 않을까 싶어 골라보았습니다. 님도 같이 읽어요!
Tip. 《커다란 초록 천막》은 러시아 소설인지라, 인물들의 이름이 무척 다양하게 변주되고, 배경지식도 나름 필요합니다. 혼자 읽는 게 두렵다면, 온라인 독서 모임 플랫폼 '그믐'에서 마케터 & 편집자 & 번역가가 함께한 독서 모임(클릭!)을 찾아보세요. 함께 생각해보면 좋을 질문들과 답이 저장되어 있답니다. 다른 독자님들은 어떤 부분을 인상 깊게 읽었는지도 엿볼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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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좋아하는 작가님이 있으신가요? (사랑 고백은 늘 부끄럽지만…) 저는 황정은 작가님을 좋아하는데요. 전작을 전부 읽은 건 아니지만, 끈질기게 질문을 던지는 글, 섣불리 판단하지 않는 진중함, 울림이 있는 문장, 책을 덮고 나서 잔잔하게 퍼지는 여운… 등등의 이유로 자연스럽게 작가님을 응원하게 되었습니다. 좋아하는 작가님의 글과 새해를 여는 것도 좋을 듯하여, 《계속해보겠습니다》도 살포시 꺼내놓았습니다. 역시나, 좋을 수밖에 없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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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터 💧 망초
─ ‘읽어내고자 하는 마음’으로 벽돌책 완독하기
작년 저의 버킷리스트 중에는 ‘책 이야기를 함께 할 새로운 사람들 사귀기’가 있었는데요. 출판사에 입사한 현재, 제 곁에는 책에 살고 책에 죽는… 책이 곧 생계이자 삶인 사람들이 와글와글합니다. 누군가에게 좋아하는 작가와 작품의 이야기를 듣는 것만으로도 충만해졌다는 느낌을 받곤 하기에, 이것만으로도 저는 꽤 만족스러운 한 해를 보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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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인지 새해에 읽을 은행나무 책으로, 저는 주저 없이 찬쉐의 《격정세계》를 골랐습니다. 이 책은 가상의 도시에서 활동하는 북클럽 사람들이 중심이 되어 글쓰기와 읽기, 사랑의 격정을 그리는데요. 애독자들의 사랑 이야기라니, 책 읽기를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하며 읽을 것 같아 벌써 독서욕이 샘솟는…! 또 다른 선택 이유가 있다면 남다른 두께를 자랑하는 벽돌 책이란 것인데요. 이런 벽돌 책 다짐도 새해를 계기로 호기롭게 할 수 있는 것이니까요! 💪 두꺼운 책을 완독했다는 뿌듯함과 산뜻함은 나름 독서 자신감(?)을 부여하곤 하죠.
해가 갈수록 ‘읽어내고자 하는 마음’이 유실하는 듯한 세상이에요. 글이든 책이든 타인의 마음이든 간에요. 그럼에도 저는 글과 사랑의 힘을 절대적으로 믿기에, 새해에는 《격정세계》를 읽으며 낙관하려고 합니다. 좀 더 사랑 어린 눈으로 세상을 보면서요.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좀 더 두툼해진 마음을 만날 수 있겠죠? 저 망초와 비슷한 독서 목표를 이루고 싶은 분들! 함께 《격정세계》 속 비둘기 북클럽 회원이 되어 읽어보아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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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문화를 소비하는 대표 세대로서 가끔 부채감이 들 때가 있어요. 예술 작품 속에서 불편함을 느꼈을 때 혹은 예술만이 할 수 있는 책임이란 무엇인지 혼란스러울 때 등등. 그런 제 안의 고민들을 해소하는 데 도움을 줄 인문학 도서 같아 새해와 함께 맞이하고파요. 어서 따뜻한 이불 속에서 읽고 싶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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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마다 돌봄의 공백을 한탄하는 각자도생의 사회에서
'함께-돌봄'의 사회로 나아가는 돌봄윤리를 제안하다
은행나무출판사에서 출간되었습니다.
'누구나 돌봄을 원하지만 아무도 돌보려 하지 않는' '돌봄 위기 사회'에서
모두가 함께 돌보는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돌봄윤리!
개인이 더 이상 자신의 '돌봄 책임'을 회피하지 않고 실천할 때,
돌봄은 돌보는 이와 보살핌받는 이를 넘어 사회 전체를 순환한다!
김준혁 저자가 설명하는
돌봄의 역설을 넘어설 수 있는 방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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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근한 레터를 만드는 사람들 〉
🦋만희 • 🐦⬛박새 • 💧망초 • 🥸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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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월 16일 (목) 오전 8시에 43p로 만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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