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라는 말이 가장 잘 어울리는 달은 2월이라고들 하죠... 님은 새해를 잘 보내고 계시나요? 아직 3월을 맞이할 준비가 되지 않은 저는 정신을 차려보니 입사한 지 어언 4개월을 채워가고 있습니다.
그동안 저는 첫 담당 도서 《길 너머의 세계》 북토크를 진행해보기도 하고, 두 번째 담당 도서인 《베리에이션 루트》의 마케팅을 기획해보기도 했어요. 매일 떨리는 마음으로 일일 판매량을 확인하며 제법 마케터스러운 일상을 보내는 중입니다.
매주 늘어나는 캘린더 속 일정들을 근근이 넘기고 있지만, 신입-의욕=0 아니겠나요! 바쁨 속에서도 팀원들과의 점심시간을 보내고 나면 한층 더 상쾌해진 마음으로 오후 업무에 돌입할 수 있답니다. 🔥
최근 회사 근처에 새로운 카페가 생겼는데 시그니처 라테가 무진장 맛있어요! 새로운 아지트가 생겨 요즘 소소한 행복을 누리고 있는 마케팅팀 ☕
가챠에 중독된 🦋만희 팀장님과 🐦박새 님이 물려주신 〈주술회전〉 굿즈들… 입사하고 나서 바지런히 애니 영업을 당하는 중인데요. 텅 빈 제 책상이 점점 애니메이션으로 물들고 있답니다. ㅋㅋ
“💧망초 님은 출판사 실제로 와보니까 어때요?” 🤷♀️
입사하고 나서 종종 듣는 질문인데요. 님은 출판사가 배경인 드라마를 본 적 있으신가요? 출판 마케터를 준비하던 당시에 저는〈중쇄를 찍자〉나 〈수수하지만 굉장해! 교열걸 코노 에츠코〉를 즐겨보며 출판 오피스 라이프를 상상하곤 했습니다. 실제 출판사에 들어오고 보니 드라마보다는 고요하지만 더 바쁘게 복작복작 굴러가는 곳이더라고요. 그래서 이번 레터에서는 신입 마케터인 저 💧망초의 시선에서 바라본 출판사는 어떤 곳인지 이야기해 볼까 합니다.
출판사가 하는 일이 궁금했거나 출판계 종사를 희망하는 분이 있다면 오늘 레터가 쏠쏠한 재미를 드릴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지극히 은행나무의 이야기란 점 참고해 주시길 바라며, 그럼 은행나무 출판 오피스의 사적인 이야기, 지금 바로 시작합니다!
① 출간 종수와 비례하는 출판 오피스의 피 땀 눈물
3월에 신간 르네상스의 달을 보내게 될 은행나무... 설마 여기서 더 늘어나나? 싶더니 짜잔- 무려 7종의 도서가 출간될 예정이랍니다. (신간 리스트 진짜진짜최종.txt) 평소 출간되는 종수보다 많은 책이 기다리고 있어, 다음 달은 배로 분주해질 예정입니다.💨
출판 마케터를 준비하던 시절엔 한 권의 책이 어떤 사람들의 손길을 거쳐 출간되는지 잘 체감하지 못했는데요. 편집, 디자인, 제작, 영업, 마케팅 모든 부서의 사람이 한 권의 책에 쏟는 에너지와 노력을 보며 새삼 책 만드는 일의 무게에 대해 알게 된 것 같아요. 그러니 더욱 책에 애정이 갈 수밖에요!
그래서 3월의 은행나무는요… 문학잡지 악스트부터 한국문학, 해외문학, 인문 도서 그리고 스티커북까지…! 단 한 권도 놓칠 수 없는 알짜배기 라인업이 독자님들을 기다리고 있답니다. 곧 은행나무 인스타그램에서 소개될 3월 출간 예정작 콘텐츠를 참고해 주세요. 🤗 coming soon!
드라마와 가장 유사한 순간! 책이 출간되어 서점 매대에 깔린 것을 우연히 발견할 때면 괜히 반갑더라고요. 쿠로사와처럼 활짝 웃진 않지만 내적 미소를 짓곤 합니다. 🙂
② 편집자는 몸이 2개임이 틀림없어...
출판사에서 편집자분들을 꾸준히 지켜본 저의 경험에 따르면... 그들은 몸이 하나일 리가 없다는… 혼자만의 이상한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편집자의 업무는 무궁무진한 것만 같아요. 원고를 발굴하는 것부터 도서 기획, 교정·교열까지. 늘 엄청난 텍스트의 홍수 속에서 살고 계십니다. 특히 편집자는 책이 출간되기 전에 보도자료라는 것을 작성하는데요. 온라인 서점에 게시되는 책 소개 글은 편집자분들이 심혈을 기울여 작성한 것이랍니다. 가장 책에 대해 잘 파악하고 있는 사람이 편집자이니, 신뢰할 수밖에 없는 딴딴한 글이 나오게 됩니다. 이런 노고를 알게 된 후로부터는 어떤 책이든 구매할 때 서점 소개 글을 정독하게 돼요.
퇴근 시간 이후에도 간혹 불이 꺼지지 않은 편집부 사무실을 보며… 출판 오피스가 아닌 출판 팩토리🏭라 불러도 무방할 것 같다고 생각하곤 해요. 열정으로 똘똘 뭉친 은나 편집부! 더 많은 독자님에게 저희 도서가 와닿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③ 출판사 직원들은 왜 쉴 때도 책을 보나요?
네, 이것은 저의 얘기이기도 합니다. 큼큼. 책 만드는 사람도 여기 있고 독자도 여기 있는… 그곳이 바로 출판사입니다. 📚
신간 소식에 빠삭한 것은 물론 도서 행사부터 독서 모임까지 폭넓게 참여하시는데요. 입사하고 나서 '정말 책 좋아하는 사람들이 이곳에 모여 있구나' 새삼 느끼게 되었어요. 인스타그램에 늘 책과 함께하는 휴일을 업로드하시거든요. 🐜📖
읽고 싶은 책을 읽는 것도 출판사 사람들이 휴식을 취하는 방법 중 하나인 듯합니다. 독서가 아니라도 정적이거나 혼자서 오롯이 즐길 수 있는 활동을 취미로 가진 분이 많은 것같아요. 이쯤 되면 진정한 덕업 일치의 현장이라고 불러도 될까요?
마케팅팀 내에서 다와다 요코 Hiruko 3부작 막차를 탄 저… 지난 금요일, 반일 근무가 끝나고 평소 가보고 싶었던 카페에서 읽기 시작했답니다. 근처 편지지 가게에도 다녀왔어요. 책 한 권을 챙겨 나들이 가는 건 언제나 설레는 일이죠. (♡)
+) 고도로 발달한 출판 마케터는 포장&사진의 달인과 구별할 수 없다.
틈새 힐링 시간 중 하나. 바로 택배와 굿즈 포장의 시간입니다. 입사하고 가장 처음 배운 일이 “송장 뽑기”일 만큼 마케터에게 택배 업무는 숨쉬기와 다름없는 기본 업무인데요. 📦
책이 출간되고 나면 굿즈를 제작하는 경우 서점에, 서평단을 모집하는 경우 독자들에게 도서를 발송합니다. 주로 마케터들의 손을 거쳐서 진행되는데요. 이 단순한 작업이 휴식 시간 같은 것은 왜일까요? 팀원들과 포장하며 사부작 수다 떠는 시간도 나름 출판 오피스 생활의 묘미입니다.
그리고 포장만큼이나 마케터가 자주 하는 일이 있습니다. 바로 사진 촬영! 콘텐츠를 위해 책 실물 사진을 찍기도 하고, 온라인 서점 페이지에 들어갈 굿즈 사진을 찍기도 합니다. 서점 웹 페이지에 직접 촬영한 사진이 들어가는 걸 보니 반갑고 신기하더라고요.
ps. 최근 마케팅팀은 촬영용 컬러 배경지를 구입했는데요! 독자님들께 책의 멋진 실물을 전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열심히 촬영할 예정이니,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 📸
이렇게 돌아보니 여러분에게 출판사 이야기를 할 수 있을 만큼의 시간이 흘렀구나 싶네요! Lv.2 마케터로 성장한 것 같아 감회가 새로워요. 이번 레터를 읽으신 독자님들에게 출판사의 인상이 어떻게 남았을지 궁금하기도 하네요. 은행나무출판사에게 듣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언제든 레터 후기로 남겨주시길 바라며, 이번 은근한 레터 45호는 여기서 마칩니다. 다가오는 3월에 저희는 다시 만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