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편집자 🍩봄날입니다!
무더운 여름 씩씩하게 잘 보내고 계신가요?
저는 서울국제도서전 준비와 강화길 작가님의 신작 📘《치유의 빛》 출간 업무로 늦봄과 초여름을 아주 뜨겁게 보냈답니다.
《치유의 빛》은 제가 은행나무에 입사하던 해 격월간 문학잡지 『Axt』에 연재를 시작한 장편소설인데요. 연재가 마무리되고, 조금은 긴 시간을 통과한 뒤 작가님의 전면 개고를 거쳐 독자들의 품에 닿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제게도 무척 애틋한 작품이에요. 그래서 체력적으로 조금 무리(...)를 한 면도 없잖아 있지만, 많은 분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는 《치유의 빛》을 보며 상반기를 갈아넣은 보람이 있구나…… 하고 있습니다. 담당 편집자로서 무척 보람된 매일을 보내고 있어요. 역시 편집자는 쓰는 사람, 읽는 사람과 함께할 때 가장 행복하구나!가 요즘 제 마음 상태입니다.(강화길 작가님과 독자 여러분이 현 시점 제 도파민이라는 뜻)
《치유의 빛》은 그간 강화길 작가님이 천착해온 긴밀하고 폐쇄적인 공동체―가족과 학교, 지방 소도시, 종교 단체―와 여성과 여성 사이에서 발생하는 밀도 높은 감정―동경과 애증, 질투와 소유욕―을 다시 ‘안진’이란 장소에 펼쳐놓으며 끝장을 향해 거침없이 밀고 나가는 작품입니다. 몰입감이 엄청난 여성고딕스릴러예요. 책이 나온 지 3주 정도 되었는데, 오늘은 ✏ 편집 일기를 한번 풀어보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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➊
작가님과 원고 관련해서 이런저런 메일을 주고받던 때입니다. 감상과 의견, 소소한 수다 같은 것들이었는데요. 이때부터 《치유의 빛》을 제대로 품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기깔나게 해보겠다! 할 수 있다!' 이런 마음이었네요. 조금 춥던 때라 뜨거운 수프를 먹으며 주말마다 원고를 읽었습니다. 좋아하는 작가의 원고를 가장 먼저 읽을 수 있다는 것이 자주 벅차기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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❷
작가님의 최종 수정고가 들어오고, 책 모양으로 조판해서 교정을 보기 시작하던 날이었어요. '내가 담당 편집자라서 그런 게 아니라…… 너무너무 재밌다……! 글을 어떻게 이렇게 몰입감 있게 쓰시지?'라는 생각을 편집하는 내내 했어요. 저는 작가님의 단편소설 〈음복〉을 처음 읽고 받은 충격이 아직도 생생한데요. 〈음복〉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치유의 빛》도 좋아할 수밖에 없다,는 확신을 이즈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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❸
이옥토 작가님 사진을 표지화로 가자는 의견이 모아지고, 그때부터 《치유의 빛》이 푸른색을 띠기 시작했어요. 파란색 그림을 자주 보러 다녔고, 문틈 사이로 비치는 빛들도 열심히 모아두었습니다(무드 유지 중요한 과몰입러). 몸과 통증에 관한 소설이라 몸에 관한 텍스트나 전시가 있으면 부러 읽거나 찾아가기도 했어요. 책 작업에 도움이 될 수도 있고, 안 될 수도 있지만 이런저런 방법으로 소설 곁에 머물다 보면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아이디어가 떠오르기도 하더라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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❹
열정 넘치는 마케터 🐦박새님이 프로 정신을 발휘해 다양한 마케팅 플랜을 짜주셨어요. 둘이 머리를 맞대고 별별 이야기를 다 나누었는데 실현이 된 것도 있고, 되지 않은 것도 있지만 함께 고민하고 만들어가는 모든 과정이 무척 즐거웠습니다. 사진은 작가님 프로필 사진 촬영과 영상 인터뷰 촬영을 연달아 진행한 날이었는데요. 독자분들의 무물(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질문이 무척 많이 들어와 기분이 아주 좋았습니다. 카메라 앞에서도 절대 떨지 않는 갓화길! 재밌고 아름다운 시간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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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을 앞두고 격월간 『Axt』 인터뷰도 진행했어요. 《치유의 빛》에 대한 이야기도 함께 나누었습니다. 표지도 막 나온 시점이었는데, 예쁘죠? (강화길×이옥토 그저 빛) 인터뷰는 『Axt』 60호에서 읽어보실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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❻
님은 귀여운 것을 좋아하시나요? 전 현생의 팍팍함을 주로 귀여운 것들로 달래곤 하는데요. 교정지 중간에 빈 페이지가 몇 장 삽입된 일이 있었는데, 작가님 놀라실까봐 저렇게 적어 보냈답니다. 그 밑에 작가님이 귀엽게 답글을 달아주셔서 쌓인 피로가 모두 날아가는 듯했어요. 삶이란 이다지도 별거 아닌 일로 살 만해지는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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❼
"강화길의 소설은 핏줄 속에서 보내온 초대장 같다. (……) 우리는 핏줄을 따라 정신없이 떠돌다가 소설의 심장을 만지게 될 것이다." _임솔아(소설가·시인)
추천사가 들어와서 표지 펼침면을 작업했어요. 임솔아 작가님의 추천사 정말…… 너무 좋아서 얼굴 감싸쥐고 발 동동 굴렀답니다. 엄청나지 않나요? 시인의 언어란 정말 아름다운 것이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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❽
두근두근! 《치유의 빛》 예약판매가 임박했다는 뜻! 인쇄 넘기는 날 예약판매도 바로 올라가야 하는 일정이라, 최종 OK교를 마무리하고 바로 보도자료를 쓰기 시작했어요. 연희동 카페를 돌며 보도자료를 썼는데, 썼다 지웠다 하는 무한 고통의 굴레 속에 외로이 내던져져 있다 밤 9시에 극적으로 완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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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심의 〈인사이드 북〉과 실물 책, 그리고 영롱한 유리문진 굿즈까지 입고! 이옥토 작가님의 아름다운 사진 작품과 임솔아 작가님의 멋진 추천사를 입은 갓벽한 표지. 작업해주신 🦦실버 디자이너님께도 넘 감사드려요.
〈인사이드 북〉에는 전청림 평론가님의 멋진 인터뷰가 실려 있습니다. 출간 일정도 빠듯한데 〈인사이드 북〉은 일주일이나 더 빨리 인쇄를 넘겨야 한다고 해서 정말이지 울부짖고 싶었지만…… 예쁘게 나와서 모든 과거가 또 낭만이 되었고…… "다음에 또 만들어야지!" 하고 있는 서교동의 한 한국문학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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❿
본문의 1부와 2부에 배치된 까만 페이지는 서로 연결이 되고, 성경 구절을 인용한 제사도 무척 의미심장하니 읽을 때 꼭! 염두에 두고 읽어주세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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⓫
2025 서울국제도서전을 앞두고 출간된 책이라, 주말 도서전 현장에서 작가님 사인회도 있었어요. 많은 독자분들이 한걸음에 달려와 작가님께 사인을 받고 무척 즐거워하셨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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⓬
도서전 마지막 날! 체력이 점점 바닥나 눈에 뵈는 것(!)이 없어질 때쯤 앞에 있는 동료들이 제 등 뒤를 보고 웅성웅성하는 것이 아니겠어요...? '뭐지...?' 하고 뒤를 돌아보자 무제 출판사 박정민 대표님이 은행나무 부스에서 책을 둘러보고 계시는 것! 몇 걸음 떨어져 '은행나무 책을 사 가십시오!'라고 5천 번쯤 속으로 되뇌었는데요.(대문자 I이기 때문에 다가가진 못함...) 직원 추천 큐레이션 매대를 꼼꼼히 둘러보시더니 《치유의 빛》을! 딱 집어 들고! 사 가시더랍니다. 넘 기뻤고요... 그 와중에 사진 찍는 거 깡그리 잊은 담당 편집자 대신 인증 사진(?) 남겨준 동료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합니다. 박정민 대표님이 사 간 《치유의 빛》 많관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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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레터가 발행될 목요일엔, 소설가 김화진 작가님이 진행하는 《치유의 빛》 작가 북토크가 있어요. (이틀 만에 매진!) 이후에도 독자분들을 만날 기회가 몇 번 더 있을 것 같으니 많은 사랑과 관심 부탁드립니다!
《치유의 빛》이 긴 시간을 달려 독자에게 닿았듯이, 여러분의 책장에 꽂힌 많은 책들 또한 그러하겠지요. 그러니 오래 품고, 오래 읽는 한국문학 독자가 되어주신다면 무척 기쁘겠습니다. 아직 《치유의 빛》을 읽지 않은 독자분이 있다면 어서 서점으로 달려가세요! 긴긴 여름 모쪼록 건강하게 잘 통과해보아요. 우선, 저는 라이카시네마 여름 일본영화 기획전으로 7월을 나고 수박도 열심히 먹을 계획입니당.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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