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p. 북마케터들의 책 피서지 추천

2025. 8. 13.

안녕하세요, 마케터 만희입니다.

올여름 무탈히 보내고 계신가요?

어떻게 지내세요?

서울은 비가 많이 와요.

은행나무 마케터 3인방(🦋만희 🦉박새 💧망초)은 얼마 전 각자의 방식대로, 그치만 늘 그렇듯 책과 함께 기분전환을 하고 왔답니다. 오늘은 저희가 다녀온 북스테이ㆍ북카페ㆍ도서관 스팟을 추천해보려고 하는데요. 온전한 쉼을 원하셨던 분들이라면 이번 레터의 여정을 참고해보셔도 좋을 듯합니다. 😎

➊ 🦋만희의 북스테이 in 제주

@공항서재

저는 제주에서 휴가를 보내고 왔어요. 여행 때 되도록 책방 한 곳은 방문하려고 하는 편이라, 떠나기 전 공항서점의 영업일을 찾아보았는데요. 그러다 북스테이를 함께 운영하고 있다는 걸 알게 돼서 비행기까지 미루고❕ 예약을 했습니다. 오로지 북스테이만을 위해 늘린 일정이라 일찍이 체크인 해서 오래 시간 보내고 왔어요.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제가 해본 북스테이 중 최고로 만족스러웠기 때문에! 여러분에게도 소개해드리고 싶습니다.

( ๑‾̀◡‾́)✲ﾟ⋆ྉ

✶ 북스테이 즐기는 방법 ✶

🫧 공간 향 정하기
처음 입장했을 때 현관부터 책상 위, 화장실에 각종 룸스프레이가 비치되어 있는 게 인상적이었어요. 어매니티 하나하나에도 신경 쓰신 게 보였는데, 이솝, 딥티크, 논픽션… 다양한 브랜드 제품 중 기호에 맞게 공간의 향을 선택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 취향에 맞는 도구 고르기

북스테이답게 필기도구가 종류별로 구비되어 있고, 연필깎이나 마스킹테이프 등 부가적인 문구용품들도 잘 준비되어 있더라구요. 사람마다 선호하는 연필이나 펜 스타일이 다를 텐데 이런 점까지 세심하게 고려된 게 좋았어요. 책에 밑줄 그을 때, 일기 쓸 때, 편지 쓸 때 다 다르게 골라 쓰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 타인의 서재 구경

북스테이의 묘미는 역시 남의 책장을 살펴보는 일 아닐지…👀 거기서 공통된 취향을 발견하는 즐거움도 있고요. 책상 옆 선반에는 주인장님이 개인 서재에서 직접 pick해서 데려왔다는 책들이 꾸려져 있었는데요. 은행나무 책은 없나~ 하고 보다가 《예언자의 노래》를 발견했어요. 소설책이 많지 않았는데 그중 선택받은 것처럼 자리한 예언자님을 보고, 주인장님의 안목에 신뢰감 🆙 되었습니다.

🎹 BGM

윤석철트리오 - 너와 나는 같은 걸 보고 있었어

마지막으로 빠질 수 없는 음악음악음악🎵 여행 내내 챙겨 들었던 곡을 공유해요. 앨범 커버가 너무 멋지죠. 여름과 참 잘 어울리는 음악입니다. 따로 가사가 없어 독서하며 듣기에도 좋아요.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바로 연결됩니다.

시원한 에어컨 바람 아래서 행하는 여유로운 독서가 어떤 여행 부럽지 않았습니다 ^.^ 언제라도 몸을 던질 수 있는 새하얀 침대와 창밖 풍경을 바라보는 일만으로 마음이 풍족해졌달까요. 저녁엔 일기도 써보고, 9월 출간될 책 원고도 읽고, OTT도 보고 아주 푹 쉬다 왔네요.

여러분도 제주에 가실 계획이 있다면 하루쯤은 북스테이로 머물러보는 것 어떠신가요! 당장에 어렵다면, 꼭 먼 곳 어딘가로 떠나지 않더라도 오롯이 〈자기만의 방〉에서 북스테이 누리며 몸과 마음 충전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

❷ 🦉박새 피셜 최고의 광주 북카페

@손탁앤아이허

안녕하세요! 박새입니다.

입추가 되며 더위가 한풀 꺾이니 비로소 숨통이 트입니다. 기력이 쏘옥 빠져 아무것도 하기 싫지만, 또 떠날 수 있다는 생각에 들떠버리는 게 여름의 맛인 것 같습니다. 분명 저전력 혹은 방전 상태였는데, 여행지에서만큼은 새로운 🔋에너지 탱크를 선물 받는 기분이랄까요?

저는 지난주에 짧게 💫광주에 다녀왔습니다. 연초에도 한 번 방문했던 곳인데, 그때의 경험이 무척 좋은 기억으로 남아 금방 다시 찾게 되었어요. 알고 보니 올해가 ‘광주 방문의 해’라고 하네요! 다들 하반기가 후루룩 지나가기 전에 광주로 떠나보시는 것은 어떨지, 추천 드립니다. 후후

광주 동구에는 📍손탁앤아이허라는 북카페이자 음반샵이 있습니다. 손탁앤아이허라는 이름은 미국의 소설가 수전 손탁과 음반 레이블 ECM의 창립자 만프레드 아이허의 이름을 조합한 것인데요. 그래서 1층에는 키스 자렛을 비롯한 ECM의 여러 음반도 판매하고 있답니다. 저는 연초에 함께 방문한 친구로부터 키스 자렛의 가장 유명한 음반이자, 재즈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솔로 앨범인 쾰른 콘서트 CD를 선물 받아, 아직도 주말 오전마다 잠 깨우는 용도로 듣고 있답니다. (최고!)

1층은 여럿이서 온 손님들이 머무르는 곳입니다

일행과 나란히 앉아 각자의 일에 집중할 수 있어요

보다 아담한 크기의 2층은

혼자 온 손님만 이용할 수 있어요

광주에 오시면 이 카페에 들르는 걸 추천드리고 싶은데요. 놀라울 정도로 널찍한 내부 공간에 벽면을 빼곡히 채운 책들. 정오부터 밤 11시까지 열려있는 너그러운 영업시간과 커피, 디저트, 주류까지 아우르는 다양한 메뉴! 혼자 가도 외롭지 않고, 여럿이서 가도 답답하지 않은, 박새 피셜 광주 최고의 북카페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사진을 제대로 찍어두지 않아

숨은 그림 찾기가 되어버렸네요 💦

인생을 살아가며 한 번쯤은

꼭 읽어야 하는 책이라고 생각해요!

1층 입구 쪽의 커다란 테이블에는 사장님이 엄선한(여쭤보진 않았지만 그래 보이는) 책들이 놓여있는데요. 제가 너무 좋아서 아껴 읽었던 장혜령 시인님의 산문집 ✏《여자는 왜 모래로 쓰는가》도 있었어요. 안 그래도 전날 시인님께 “광주에 가면 손탁앤아이허를 꼭 가세요!”라는 말을 들은 지라 무척 반가웠습니다.

《여자는 왜 모래로 쓰는가》에서 장혜령 시인은 여자의 글이 마치 모래 같다고 말합니다. 모래는 바람에도 흩날리는 가벼운 물성을 가지고 있는데, 여자들은 그처럼 손으로 쥐어도 작은 틈 사이로 빠져나가버리는 글들을 참 오래, 꾸준히 써왔다고요. 식탁 한구석에 늘 놓여있던 엄마의 가계부처럼, 마음을 꾹꾹 눌러 담은 우리의 일기처럼요. 금방 지워질지도 모르는 여성 작가들의 글을 장혜령 시인의 관점으로 독해해보는 과정이 마냥 순탄하진 않았지만, 이 책과 함께하는 시간이 이후의 제 독서 궤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임을 직감으로 알았어요. 수전 손탁의 이름을 따온 장소에서 《여자는 왜 모래를 쓰는가》를 만난 것이 우연만은 아닐 것 같습니다. 광주와 잘 어울리는 책이지 않나요?!

짧은 1박 2일이라 더 강렬하게 기억된 광주! 도장 깨기 하는 마음으로 틈틈이 찾아가보려고 합니다. 다들 8월에도 몸과 마음 건강하게 보내시길 바라겠습니다. 💕

❸ 💧망초의 동네 북캉스 in 서울

@내를건너서숲으로 도서관

태어나서 난생처음 해본 대출… 그것은 바로 책 대출인데요. 공짜 책도 마음껏 볼 수 있고 시원한 공간도 아낌없이 내어주는 마을의 무더위 쉼터, 도서관! 제가 이번 책 피서지로 추천해 드릴 곳은 서울 은평구에 위치한 내를건너서 숲으로 도서관입니다. 🍃

저는 3개월 차 new 은평구민인데요. 은평구가 도서관 맛집이란 소문이 자자하더라고요. 그중에서 내·숲 도서관은 이사 오기 전부터 지도 앱에 미리 점 찍어두었던 공간이었는데, 이번 레터를 계기로 방문해 보았습니다. 시원한 실내에서 고온 살균되는 듯한 햇살이 차르르 들어오는 것을 보니 기분이 좋더라구요. 너무 아름답지 않나요? 🙊

또, 윤동주 시인을 기념하는 도서관에 걸맞게 다양한 시 큐레이션과 시집들이 알차게 구비되어 있는데요. 책장 그대로 저희 집에 모셔 오고 싶은 마음 간신히 참았습니다. 😅

커다란 유리창 너머의 녹음을 배경 삼아 유유자적한 독서 시간을 즐길 수 있는 것이 매력적! 건축 구조가 특이해서 돌아다니는 재미는 물론, 계단식 좌석이 관내 중앙에 널찍하게 자리하고 있어 바로 집중 모드 on 할 수 있답니다.

저는 에세 시리즈 신간 《멜랑콜리아》를 챙겨가서 읽었어요. 미르체아 커르터레스쿠는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작가인데요! 꿈과 현실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몽환적인 서사… 환상 동화 분위기를 좋아하신다면 강추합니다. 푹~ 빠져서 몰입하기 좋은 작품집이에요.

"나는 다도해를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이 여행했다. 한번은 초록빛 바닷물로 둘러싸인 섬 하나를 만났다. 바다엔 태양이 쏟아내는 육각형의 빛줄기가 내리고 있었고, 그 빛은 바다에 녹아들지 않고 수면에 반사되어 눈부시도록 밝았다. 앨버트로스 새들은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을 미끄러지듯 가로지르면서 거대한 날개를 펼쳐 그림자를 만들었고, 섬에 그늘이 졌다. 그 광경은 모든 사람의 눈길을 사로잡았을 것이다."

첫 장을 펼치자마자 신비로운 막으로 넘어간 느낌이 들었던 문장도 슬쩍 나누어 봅니다.🌊 햇살 듬뿍 받는 자리에서 읽어 더욱 좋았어요♪

저는 이렇게 녹색 에너지를 받으며 산뜻한 여름 주말을 보냈습니다. 님도 무더위가 가시기 전에 가성비&가심비 끝판왕 동네 도서관에서 여름을 나는 것은 어떠신지 권해봅니다. 혹은 여러분만의 독서 아지트가 있다면 저희에게도 추천해 주세요! 마케터 3인방(🦋만희 🦉박새 💧망초)도 즐겨찾기 해두고 틈틈이 찾아가보겠습니다.

그럼 오늘도 은근한 레터에 찾아와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 전하며, 2주 뒤 좀 더 선선한 날씨에 또 만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