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마케터 🦉박새입니다.
직렬독서 vs. 병렬독서 님은 어느 쪽에 속하시나요?
저희 은행나무 마케팅부는 전원이 병렬독서파인데요. 『Axt』 61호의 Short Interview 속 질문들을 독자님들께 공유해드렸을 때, 생각보다 많은 분이 '직렬독서'를 한다고 답해주셔서 놀랐답니다. 다들 끈기가 있으시군요!
오늘 은근한 레터 58P는 저희 마케팅부가 8월에 병렬독서한 책을 소개해보려고 합니다. 출판사 직원들은 평소에 어떤 책을 읽으며 지내는지, 지금 바로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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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제목을 클릭하면 도서 정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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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새의 8월 책탑
리즈 무어, 《숲의 신》 *9월 출간 예정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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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에 세워둔 수십 가지의 계획 중 이룬 건 몇 없어 마음이 조급해지는 8월의 마지막 주입니다. 그래도 출판사에 다닌 덕분에 책은 꾸준히 읽었으니, 다행이라고나 할까요?
저는 무턱대고 책을 펼치고 덮기를 반복하는 극강의 병렬파입니다. 순식간에 마음을 뺏기고 눈 깜짝할 사이에 다른 곳으로 홀 홀 떠나버리는, 엉덩이가 과하게 가벼운 찍먹파라고 소개하는 게 맞을지도 모르겠네요. 아무튼, 저는 8월에 7권의 책을 읽었는(펼쳤는)데요. 그중 두 권을 짧게 소개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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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 전이라 원서로! 책을 다 읽고 나면 표지의 의미가 보인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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➊ 리즈 무어, 《숲의 신》
*9월 출간 예정작
병렬독서 습관을 만드는 가장 큰 원인은 역시 벽돌책이죠. 9월에 출간될 리즈 무어의 장편소설 《숲의 신》을 담당하게 되어 8월 내내 열심히 읽었는데요. 거의 700쪽에 달하는 분량이지만, 어느 순간부터 뒷이야기가 너무 궁금해서 차마 덮을 수 없게 되는 중독적인 책👻입니다.
'패닉'이라는 단어는 사람들을 혼란스럽게 해 자기 위치나 사고력을 잃게 만들기를 좋아한 숲의 신 '팬'에게서 유래했다고 해요. 이 소설에도 숲에서 실종되는 아이들이 등장하는데요. 과연 신의 짓궂은 장난에 농락당한 것일지, 긴장감 속에 실체를 그려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이런 소설을 '슬로번 스릴러'로 분류한다는 것도 최근에 알게 되었어요. 초반부는 비교적 잔잔하게 흘러가지만, 인물의 심리나 상황 등이 정교하게 짜여있어 독자를 책에 붙들어 놓는 심리 스릴러! 늦여름에 읽으면 좋을 것 같아 출간 전이지만 냉큼 소개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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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는 〈아들〉의 한 장면. 인생작이라고 말해준 분이 여럿 있어 조만간 보려고 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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➋ 장 피에르 다르덴ㆍ뤽 다르덴ㆍ미셸 시망,
올여름 박새를 사로잡은 영화감독은 단연 다르덴 형제! 우연히 보게 된 〈자전거 탄 소년〉(2012)을 시작으로, 장 피에르 다르덴 & 뤽 다르덴 감독의 작품 세계에 푹 빠져버렸습니다.
영화는 아주 사소한 부분까지 연출가의 손길이 닿는 기획 콘텐츠지만, 다르덴 형제의 영화를 볼 땐 마치 실제로 마주한 것처럼 생생해서 숨소리를 죽인 채 눈동자만 바삐 움직이게 됐는데요.
"어떤 일이 일어날 때 카메라가 거기에 있어서 그것을 기록하지만, 사실은 그 전에 일어났던 일을 찍기 위해 카메라가 그 자리에 있었던 것일 수 있죠. 저희는 항상 비록 연출된 것이지만 사물들이 계속 살아 있는 것처럼 보일 수 있도록 어떤 느낌을 주려 노력합니다." _《다르덴 형제》 中
삶의 궤도를 흔드는 커다란 위기에 처한 인물들. 그들이 벌이는 개인적인 투쟁과 그 안에서 서서히 싹트는 희망을 카메라는 마치 우연히 마주친 것처럼 담아냅니다. 영화 속 모든 장면이 마치 어디로 튈지 알 수 없는 '진짜 현실' 같달까요? 인터뷰집을 읽으며 다르덴 형제가 영화를 만드는 이유를 차차 알아 가는 게 최근 저의 가장 큰 즐거움이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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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두 번째 책탑 주자 💧망초입니다. 콩 심은 데 콩 난다고… 저도 🦉박새 님의 대를 잇는 극심한 책 찍먹파인데요. 8월 한 달 동안도 아주 분주하게 여러 책들을 드나들었습니다. 그중에 꼭 소개해 드리고 싶은 책 두 권을 골라 보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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➊ 김지승, 《마지네일리아의 거주자》
“너는 여백에 메모를 남기는 방식의 읽기를 누구에게 배웠어? 반문과 이견을 책의 양쪽 여백에 남겨도 좋다고 말해준 사람은 없었다. 반대로 그래서는 안 된다던 사람들은 있었다.” (9쪽)
책을 읽으며 밑줄이나 표식, 삽화, 메모를 책의 귀퉁이에 남긴 적 있으신가요? '마지네일리아'는 책의 여백에 남긴 반응의 흔적들을 뜻하는데요. 저자는 마르그리트 뒤라스, 테레사 학경 차, 클라리시 리스펙토르, 다와다 요코, 찬쉐 등 여성 작가들을 읽어내며 책의 여백이 곧 또 다른 목소리의 공간임을 드러냅니다. 신기하게도 마지네일리아라의 어원을 살펴보면 영토적인 의미를 품고 있더라고요. (알쓸정보 : '-ia', '-ria'는 보통 장소, 땅을 뜻하는 경우가 많다고 해요. 오세아니아, 카페리아와 같은!)
책의 꼴도 실험적이면서 재밌답니다. 여러 주석과 편집자의 주가 페이지에 분방하게 쓰여있어요. 독자를 흔적과 잔상으로 읽는 세계에 적극적으로 불러내는 것처럼요. 이 책을 읽으며 단 한 문장도 흘려보내고 싶지 않았고, 앞으로 제가 어떤 책을 읽어야 할지 선명한 확신이 생겼어요. 여성적 읽기와 쓰기에 대한 주제에 관심 있다면 권해드리고 싶은 책이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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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인 뱃지 굿즈를 필통에 달아 주었어요. 뿌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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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 '이동진의 파이아키아'에 8월의 베스트북으로 소개된 《외계인 자서전》!!
고백하자면 저는 아직 읽는 중인지라, 이번 주까지 완독하면 8월의 마지막 책이 될 것 같습니다. 🤭 이 책은 지구에 태어난 외계인, ‘아디나’의 일대기를 따라 전개되는데요. 중반부까지 읽은 지금의 감상을 말하자면… 목이 울렁거리는 슬픔으로 점점 차오르는 책 같다고 할까요. 제 안의 그리움을 건드는 책을 좋다고 느끼곤 하는데 이 책도 그러합니다.
열여섯의 아디나는 이런 말을 해요. “난 다시는 텔레비전 드라마의 마지막 화를 보고 싶지 않을 거예요!” 눈시울을 뜨겁게 하지만 잘 표현되지 않는 어떤 감정들을 아디나는 ‘최악의 감정’이라고 부르죠. 이 부분을 읽고 툭 치면 눈물이 퐁퐁 쏟아질 것 같았던 그 나이대의 작고 무른 마음들이 떠오르더라고요. 어른과 아이의 경계를 간당간당 오가며 느끼는 성장의 멜랑콜리함. '아디나'의 생을 다 읽고 나면, #눈물보장 소설의 명색을 체험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듭니다.
말씀드리다 보니 어서 뒷부분까지 읽고 싶네요. 눈물 게이지를 장전하며, 저는 이만 남은 책장을 펼치러 가보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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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만희입니다. 유독 어느 계절보다 여름에는 계절감 짙은 책에 손이 잘 가는 거 같아요. 올해도 마찬가지로 한국소설, 해외소설, 시집… 분야별로 번갈아가며 '여름'을 포함하는 책들을 몇 권 읽었는데요. 이제는 모두 완독하고 조금 더 🌪서사에 빠져들 수 있는 작품들과 흥미진진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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➊ 알랭 드 보통, 《우리는 사랑일까》
지난주 친구한테 놀라운 문자를 받았어요.
[ 저 사랑에 빠졌어요…….
나비를 여러 마리 삼킨 기분.
알랭 드 보통 책 당장 읽어야 해. ]
이런 말을 듣는 게 너무 오랜만이라 오히려 사랑이라는 단어가 낯설게 다가오는 거 있죠. 어쩌다 보니 저도 읽기에 동참했습니다(ㅎ). 오랜만에 그의 이야기를 따라가며 '아 맞다, 나 알랭 드 보통 좋아했지… 진짜 웃기다' 같은 생각으로 자꾸만 여백에 웃음 효과를 그리고 있어요. 마냥 가볍지 않고 똑똑해서 더 매력적인 연애 소설! 자만추를 꿈꾸는 솔로 (어딘가 친숙한) 앨리스가 앞으로 어떤 사랑을 만나게 될지 기대 중입니다. 친구에게도 선물해줘야겠어요. 알랭 드 보통의 연애 소설은 재미도 있지만 실제로 꽤 도움이 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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➋ 다와다 요코, 《영혼 없는 작가》
저의 최애, 제게는 유일무이와도 같은 작가 다와다 요코의 신간도 동시에 시작했습니다. 실은 예-전에 머위 님이 전설의 책이라며 을유문화사의 절판된 책을 빌려주신 적이 있는데요. 미뤄두고 있다가 얼마 전 개정판 펀딩 알림을 받았어요. 신형철 평론가님("이 책이 더 온전한 모습으로 복간돼서 저는 다와다를 처음 읽은 그날처럼 설렙니다. 이것은 어떤 아름다운 것에 다시 상처 입기를 바라는 것과도 같은 이상한 마음입니다.")과 빔 벤더스 감독("어디에도 속하지 않은 장소에서, 어떤 말도 이름도 기호도 고정된 의미를 갖지 않는 장소에서, 오직 감각과 체험, 그리고 말하는 행위 자체만이 의미를 갖는 장소에서, 그런 미지의 땅에서 쓰인 작품.")의 추천사까지 읽고 나니 바로 구매할 수 밖에 없었답니다. 감사히 소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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➌ 김나현, 《모든 시간이 나에게 일어나》
*9월 출간 예정
편집자, 디자이너, 이사님까지. 사내에서 재밌다고 소문이 자자한 책! 지각생 마케터는 이제야 원고를 다 읽어갑니다.🏃♀️💦 어느 정도 성공이 보장된 감독의 신작 영화 주연으로 캐스팅된 주인공. 중요한 때 느닷없이 터진 학폭 논란. 소속사에 과거 학창 시절 이야기를 털어놓고 며칠 뒤 걸려온 전화. 수수께끼 같은 말을 던지며, 궁금하면 다음날 아침 찾아오라는 감독… 그 뒷이야기가 궁금하면 9월에 모든시간이나에게일어나를 찾아오라는 만희… 충격적인 전개가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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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아닌 봄에 마침표를 찍기 위해 우리는 고전을 읽는다❞
인간이라는 불변의 가치를 담고 있는 고전, 시대를 읽게 하는 동시에 ‘다르게 읽기’를 가능케 하는 무한한 독서 경험을 선사하다
불멸의 명작 메리 셸리 《프랑켄슈타인》부터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올가 토카르추크 《태고의 시간들》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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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9월 11일 (목) 오전 8시에 59p로 만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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