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봄날의 인사 🐣 신입 병아리가 6년 차 편집자가 되기까지 - 나를 문학 편집자로 만든 책 - 작가의 '첫 소설집'을 편집한다는 것 ⚡ 번아웃 극복하기 프로젝트
👀 이번 달 신간은?
🎤 북토크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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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은근한 레터의 일곱 번째 페이지를 쓰게 된 편집자 🍩봄날입니다. 은행나무에서 한국문학 단행본과 문학잡지 『Axt』를 만들고 있어요. 저는 힘든 건 제법 잘 참지만 재미없는 건 견딜 수가 없는 사람이라서 일도 취미도 재미있어야 오래하는 편인데요. 6년째 같은 일을 하고 있는 걸 보면 지금 하는 일이 힘들어도 제법 즐겁다는 뜻이겠죠? 오늘은 편집자로서의 제 일상을 조금 들려드리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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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쉬는 날 동네 책방을 찾아다니고, 퇴근한 뒤엔 카페에서 책을 읽다 집에 가는 걸 좋아하는 라디오 조연출이었습니다. 어느 날 자주 가던 해방촌의 한 책방에서 한강 작가님의 《희랍어 시간》을 우연히 만나게 됐어요. 문학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한 번쯤 책을 읽고 심장이 쿵- 내려앉는 기분을 느끼셨을 텐데, 제게는 《희랍어 시간》이 그런 책이었답니다. 너무너무 좋아서 머리맡에 두고 읽고 또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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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2017년 겨울. 한강 작가님의 새 단편이 발표됐다는 소식을 듣고 작품이 실린 『문학과 사회』를 사러 책방에 갔어요. 추운 겨울이었는데, 해방촌 경사를 오르느라 등에 땀이 방울방울 맺혔던 기억이 나요. 그날 〈작별〉을 읽었고, ‘문학 하는 마음’에 대해 생각했고, 그 마음에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보고 싶어졌습니다.
이듬해 봄, 저는 방송국을 떠나 출판사에 입사했고 그해 가을에 저희 편집장님이 〈작별〉이 수록된 수상작품집을 편집하는 걸 볼 수 있었어요. 저는 책과 사람 사이에도 운명이 존재한다고 믿는데, 그때 ‘이건 진짜 운명이야!’ 하고 마음속으로 외쳤습니다. 제게 편집 일은 어느 정도 덕질스러운 면이 있는 것 같아요. 덕분에 6년 차가 된 지금도 나름 재밌게 일하고 있고요. 물론 쉽지 않지만, 그것 이상으로 보람과 즐거움이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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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최근 편집한 책은 《젊은 근희의 행진》인데요. 이서수 작가님의 첫 소설집이에요. 수록작인 〈미조의 시대〉와 〈젊은 근희의 행진〉은 『Axt』에 실렸던 작품이라 제가 첫 독자였던 셈인데, 발표 후 이효석문학상과 젊은작가상을 받았다는 소식을 듣고 정말정말 기쁘고 마음 벅찼어요. 작가님께 원고를 처음 받았던 날, 읽고 감상을 전했던 날, 저자교를 보냈던 날이 흑백 영화처럼 스쳐 지나가더라구요.
《젊은 근희의 행진》에 수록된 열 편의 소설을 편집하며, 꼭 우리를 비추는 거울🪞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현실은 별사탕 하나 없는 건빵처럼 퍽퍽하지만 소설 속 인물들은 냉담한 시대 앞에 쉽게 무너지지 않죠. 주저앉는 대신 곁에 있는 사람의 손을 잡고 씩씩하게 행진하기를 택합니다. 한숨을 푹푹 내쉬는 친구 옆에 서서 실없는 농담 한마디 던지고는 맥주 한 캔 따서 건네주는 사람들. 어쩌면 ‘어떠한 상황에서도 떠나지 않고 곁에 머무는 것’이 가장 단단한 사랑과 우정의 형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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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책을 읽고 다양한 감정을 느낀 사람들이 한 공간에 모여 대화를 나누는 게 좋아서, 저는 출간 후속 작업 중에서도 북토크를 가장 좋아하는데요. 작가님과는 《당신의 4분 33초》 《헬프 미 시스터》 《젊은 근희의 행진》 등 세 권의 책을 함께 작업했는데,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젊은 근희의 행진》을 출간하고 나서야 작가님의 첫 단독 북토크를 열 수 있었어요.
이날은 독자분들이 질문도 굉장히 적극적으로 적어주시고, 사인회 때 작가님께 궁금한 점도 많이 물어보셔서 특히 인상 깊은 시간이었답니다. 너무나 많은 분들이 신청을 해주셨는데 정원 때문에 다 모시지 못해서 아쉬운 마음에 한 번 더 자리를 마련해보았어요. 이서수 작가님의 다음 북토크는 7월 26일 수원의 여름서가에서 열릴 예정입니다. 작가님과 함께 《젊은 근희의 행진》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분이 있다면 누구나 신청 가능해요. 하단에 신청 링크가 있으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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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내용을 입력하세요.#2 ⚡ 번아웃 극복하기 프로젝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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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것들로 주변을 가득 채우세요!
369법칙을 아시나요? 직장인은 보통 3년 차, 6년 차, 9년 차에 번아웃이 온다고 하죠. 입사 초기 때만 해도 “아닌데? 난 모르겠는데? 난 완전 신나는데?” 하며 코웃음 치다가 3년 차에 번아웃 제대로 맞은 사람이 네, 바로 저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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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감은 바닥을 치고, 끝도 없이 무기력해지고, 이게 내 길이 맞긴 한 걸까, 하고 싶은 일과 잘하는 일은 별개인 건데 내가 너무 꿈에 부풀어 있었나, 오리무중인 상태. 아침에 눈만 뜨면 이직을 해야 하나, 업계를 떠야 하나 매일매일 고민하던 날이 있었어요. 그런데 어느 날 친구가 제게 물어보더라구요. “너 요즘은 그림 안 봐?” 그 말을 듣고 정말 오랜만에 미술관에 갔는데, 하루 종일 그림을 보고 나서야 깨달았어요. 제가 그림 보는 걸 얼마나 좋아했는지요. 그날을 기점으로 ‘퇴근 후엔 무조건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 머리를 식히자!’ 다짐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책 중에 김하나 작가님의 《힘 빼기의 기술》이란 산문집이 있는데요. 말 그대로 ‘힘을 빼는 일이 살아가는 데 있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려주는 말랑말랑한 책이에요. 수영을 잘하려면 먼저 물에 잘 떠야 하고, 물에 잘 뜨려면 몸에 힘을 빼야 하는데 일상도 마찬가지라는 거죠. 너무 힘주지 않고 사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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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집에 오자마자 뜨거운 물로 반신욕을 하고, 수박 먹으면서 넷플릭스 보고, 함께 사는 고양이에게 질척대다 냥냥펀치 얻어맞고, 조금 슬픈 날엔 자기 전에 시집 읽고, 슬프지 않은 날엔 방탄소년단 보고(사실 수시로 보고), 주말엔 갤러리나 공연장에 갑니다. 최근엔 서울재즈페스티벌과 흠뻑쇼에 다녀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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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여러분도 좋아하는 걸 아주 열심히, 부지런히 찾아두세요! 거창할 것도 없고, 대단할 것도 없는. 몸에 힘을 뺄 수 있는 일들을요. 그게 언젠가 여러분을 지켜줄 방패가 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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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근한 레터에 대한 후기를 듣고 싶어요!
독자님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
더 완성도 높은 레터를 보내드리겠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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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에 겐자부로의 기념비적 역작,
반세기 만에 정식 출간
지난 3월 타계한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오에 겐자부로의 《홍수는 내 영혼에 이르고》가 출간되었어요.
아름다운 표지는 1973년 일본 출간 당시 초판본 디자인을 재현한 것이며, 제1권에는 저자 특별 대담도 오롯이 담겼습니다.
1, 2권 세트 상품 구매 시 증정되는 한정판 케이스, 속표지 일러스트가 새겨진 고래나무 에코백 굿즈도 많은 관심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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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떤 결정을 내려도 결국 죽을 거야. 음악과 시는 영원히 존재할 테고 말이야.”
험난한 시대의 모스크바에서 피어난 우정과 예술에 대해 탐구하는 소설, 류드밀라 울리츠카야의 《커다란 초록 천막》이 은행나무세계문학 에세(ESSE)로 출간되었어요.
인간 이야기의 거대한 컬렉션을 이루며 사라진 역사의 편린을 생생하게 복원한 한 시대의 진실한 기억의 악보!🎼 지금 바로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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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가장 주목받는 젊은 작가 이서수 작가님의 행진에 함께해주세요! 《젊은 근희의 행진》 북토크에 초대합니다. 여름밤 오붓하게 시원하게 이야기 나누어요! 🍃📌북토크 안내일시 | 7.26(수) 저녁 7시 30분장소 | 여름서가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대학3로 7 나보나스퀘어 109호참가비 |해당 도서 지참 시
+ 여름서가 책방에서 도서 구매 시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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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봄날이 전하는
은근한 레터의 일곱 번째 페이지,
재밌게 받아보셨나요?
8월 3일 목요일 아침에 또 만나요!
🛒 다음 8p. 주제는?
마케터 🦋만희의 러브레터
🍿 씨네필 만희가 추천하는 책 3권 ❤️🔥 영화를 사랑하는 나만의 방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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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근한 레터 만드는 사람들
🎨팔레트 N인듯 S인듯, F인듯 T인듯. 경계를 넘나들며 '귀찮다'는 말을 남발하지만, 누구보다 만드는 데 진심인 콘텐츠 메이커. 출판사에 다니고 있으나 유튜브를 더 좋아한다. 2023 목표는 직업에 맞게 책 읽기. 가끔 '책 못 읽는 마케터 툰'을 그린다.
🦋만희 영화는 거의 매일 보고 책은 종종 읽는다. 뚜벅뚜벅 걷는 것도, 운전도 좋아해 자주 여행을 떠난다. 이 모든 것은 음악과 함께다. 원래는 패션을 업으로 삼으려다가 어쩌다 보니(?) 출판인이 되었다.
🐥박새 여름을 특히 좋아한다. 먹보 강아지, 잠만보 고양이랑 살고 있다. 이동진 평론가가 5점을 준 영화를 따라 보는 게 취미인 신입 마케터.
🤵🏻♂️제이픽 덕질을 삶의 낙으로 삼고 있다. 책, 아이유를 가장 애정하고 그 외에 거의 모든 콘텐츠에 빠질 준비가 되어있는 프로 N덕질러다. 영문학과 신학을 전공했고 현재 출판 마케터로 생존 중이다.
🦫웜뱃 주로 내가 읽고 싶은 책을 만들고 싶은, 편향을 사랑하는 편집자. 타인의 편향을 보는 것을 좋아한다.
🍩봄날 낮엔 책 읽기, 저녁엔 넷플릭스 보기, 주말엔 전시 보기, 덕질은 숨 쉬듯! 너무 철들어버리지 않는 게 목표인 한국문학 편집자. 인생 모토는 열심히 일하고 신나게 놀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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