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터 🦋만희의 러브레터
🍿 씨네필 만희가 추천하는 책 3권
❣️ 영화를 사랑하는 나만의 방식
👀 이번 달 신간은?
🎤 북토크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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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은근한 레터의 여덟 번째 페이지로 인사드리는 마케터 🦋만희입니다.
저의 닉네임은요, 제가 좋아하는 영화의 주인공 이름이랍니다. 화창한 여름, 프랑스 바닷가, 사진을 찍는 여자. 책방에서 뒤라스의 시 낭송. 나열되는 이미지들이 하나하나 저라는 사람을 잘 표현해주는 것 같았거든요.
영화가 사람을 말해준다니. 신기하기도 하고, 그만큼 저에게 영화는 떼려야 뗄 수 없는 부분인 듯해요. 여러분도 본인을 나타내는 긴밀한 관계를 가진 대상이 있나요? 이번 레터는 영화에게, 그리고 영화를 사랑하는 독자님들에게 띄우는 러브레터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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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에게 좋은 영화란 어떤 영화인가요?
저에게는 생각이 운동하는 영화 같아요. 추상적인 것에서부터 출발하는 거예요. 사랑, 관계, 죽음 같은 커다란 것 그게 대체 무엇인지 고민해보고, 그 안에서 중요한 가치를 떠올리고, 내가 그것을 대하는 태도, 나의 삶, … 그렇게 끝끝내 나 자신에게로 돌아오는 것. 정지해 있지 않고 저 멀리서부터 점점 나에게로 다가오는 사유의 움직임. 그걸 가능하게 하는 영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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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한 사랑의 실험》, 신형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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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질문을 던지면 답을 찾아낸다 해도 그다지 멀리 가지 못하게 되지만, 좋은 질문을 던지면 끝내 답을 못 찾더라도 답을 찾는 와중에 이미 꽤 멀리까지 가 있게 된다.
❞
_신형철, 《정확한 사랑의 실험》
그래서인지 제게는 이 문장이 유독 와닿았어요. 끊임없이 영화와 책을 찾는 이유. 좋은 질문을 던지기 위해, 불편하고 아름다운 질문을 계속해서 품는 것. 여러 가지로 고민이 많은 시기에 이 책에 담긴 영화와 질문들이 저한테 도움이 많이 되었답니다. 특히 영화 〈그래비티〉의 성장에 대한 이야기와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의 사랑에 대한 이야기가 기억에 남아요. 당시 감정의 구덩이에 빠진 저를 이성의 뭍으로 꺼내준 고마운 만남이었달까요. 이 책을 매개로 영화를 이해하고 느낄 수 있는 폭이 훨씬 넓어진 것 같아요. 정확히 사랑하고 싶다는 욕심과 함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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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감상하는 새로운 시각을 보여준 책이랄까요. 제일 기억에 남는 문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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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이 든 영화가 모두 좋은 영화는 아니다.
그러나 좋은 영화는 모두 우리를 잠들게 한다.
❞
_정지돈, 《영화와 시》
좋은 영화는 잠들게 하는 영화…🧐? 난생처음 들어보는 의견에 조금 당황스러웠지만, 이내 설득되었답니다. 실제로 올해 〈메모리아〉라는 영화를 보며 꿈뻑꿈뻑 졸았던 적이 있어요. 영상에서 흘러나오는 자연의 소리와 함께 시간이 멈춘 듯한 느낌. 그게 무척이나 평화로워서, 동시에 이 책 속의 이야기가 떠오른 덕에, 조는 와중에도 나름 그 졸음을 즐기게 되더군요. 영화 감상 중의 수면이 오히려 좋았던 경험으로 추억되는... 인식의 변화랄까요. 그런 게 재밌는 것 같아요. 외에도 작가님의 신선한 관점이 군데군데 등장하는데 그게 이 책의 묘미인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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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삶이 영화 같을 줄 알았는데…….
오케이는 적고 NG만 많다.
편집해버리고 싶은 순간투성이야.
❞
_정대건, 《GV 빌런 고태경》
선택의 프로가 되는 건 왜 이리 어려운 건지, 단순히 좋아서 시작한 마음마저 잊게 만들며 반복되는 실패들, 그렇게 계속 유예되는 삶, 확신 없는 미래… 읽으면서 취준 하던 때가 떠오르기도 했는데요. 노 굿(NG)을 오케이 하면서 살아온 인생.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고 일인분의 사람이 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들에게, 이 소설은 이렇게 말합니다. "그런데 말이야. 사랑에 빠지지 않았더라면 이번 생에 뭘 더 좋은 걸 했겠어?" 비슷한 고민을 하고 계신 독자님들에게도 이 책이 작은 위로로 다가가지 않을까 예상해봅니다.
부산국제영화제, 컨택트, 타르코프스키, 장국영, 서울아트시네마, 8월의 크리스마스, 대한극장, 트뤼포, 고다르, 오즈 야스지로, 올드보이, 마틴 스콜세지, 택시 드라이버, 아녜스 바르다, 비포 선라이즈, 500일의 썸머, 콜드 워, 서울시네마테크 …
그리고 이 중 여러분의 가슴을 뛰게 하는 단어가 5가지 이상이라면, 이 소설을 읽으며 자꾸 반가운 마음이 들 거예요. 제가 그랬던 것처럼요. 💝
❝
난 사람들이 사랑에 빠지는 것들에 관심 있어요.
무엇을 좋아하는지. 그게 왜 좋은지.
/
나는 극장을 사랑해. 나는 영화를 정말 사랑해.
❞
_정대건, 《GV 빌런 고태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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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볼 땐 꼭
엔딩 크레딧을 끝까지 봐야 한다…
학부 영화 강의에서 교수님이 강조하신 말씀인데요. 졸았는지 딴짓을 했는지 다른 내용은 하나도 기억이 안 나는데, 이상하게 저 말만은 정확히 각인이 되었어요. 이후 오래도록 이유를 알지 못한 채, 하지만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지켜야 할 어떤 중요한 규칙을 따르듯이, 극장에서(아무리 화장실이 급해도) 혹은 집에서 혼자 보는 때에도 영화가 완전히 끝날 때까지는 자리를 떠나지 않았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1000편이 넘는 영화를 봐온 지금 예측해보건대 이 행위에는 나름대로 몇 가지 이유가 있는 것 같더군요. 처음엔 단순히 엔딩 크레딧도 음악이나 디자인 등 고심한 연출이 담긴 엄연한 예술 작품이라는 점에서, 끝까지 그것의 관객이 되어줘야 한다는 어떤 책임 같은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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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올해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3〉를 보았던 날… 엔딩 크레딧이 너무 귀엽더군요.🪄 영화관에 마지막까지 남아 즐겁게 보고 있는데, 아니 이 영화...! 끝나지를 않는 거예요. 그렇게 오랫동안 화면을 쳐다보다가 문득 드는 생각이,
이 영화에 이렇게나 많은 사람들이 참여했구나, 정말로 많은 사람들이 하나의 영화를 만들었다……. 어쩌면 그때 교수님이 덧붙였던 말은 이런 이유가 아니었을까 싶었어요. 그 사실을 알아주는 것. 한 사람 한 사람 이름을 외진 않더라도 그저 알아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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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는 엔딩 크레딧에서 흘러나오는 OST로 잘 이해하지 못했던 영화를 이해하게 되는 순간도 있었습니다. PTA의 〈팬텀 스레드〉… 혹시 보셨나요 + +?
사랑의 모양이 제각각이라는 사실은 인정하지만, 이 영화에서는 알 것 같다가도 끝내는 이해할 수 없는 사랑의 모습을 보고야 만 것 같았어요. 그게 분하기도 했고요. 그런 찜찜함과는 별개로 엔딩 크레딧 삽입곡이 마음에 들어 따로 찾아 듣게 되었는데요. For the hungry boy.
반복해서 듣다 보니, 음악이 제게 일으키는 영화의 분위기와 이미지들이 너무 짙어서, 독보적이라서, 그것들이 자꾸만 일상 틈새로 껴드는 거예요. 그러다 보니 문득 계속 생각이 나고, 또 그러다 보니 어느새 그 사랑을 알 것도 같았다가, 결국엔 '… 아, 알 것 같다' 하고 이해하게 되어버린. 그런 경험.
❤️🔥
이제 이런 몇 가지 이유로, 영화를 볼 땐 엔딩 크레딧을 꼭 끝까지 다 봅니다. 그게 제가 가장 사랑하는 것을 대하는 저의 어떤 중요한 태도가 된다니, 그 자체로 기쁘기도 하구요. 이 글을 읽고 계실 누군가에게도 비슷한 경험이 찾아갔으면 합니다. 여러분을 행복하게 하는 일을 하는 도중 불현듯, 찰나의 순간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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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근한 레터에 대한 후기를 듣고 싶어요!
독자님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
더 완성도 높은 레터를 보내드리겠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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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타리를 넘을 것인가 말 것인가. 개개인의 울타리가 충돌하는 이야기" ━정호연(배우)
남성 주도적 섹슈얼리티를 전복하는 잔혹 동화
🔖 북마크 굿즈와 함께 만나보세요!
〈오징어 게임〉의 새벽이 정호연 님과 조니 뎁의 딸로 잘 알려진 릴리로즈 뎁, 그리고 작년 독립영화관에서 꽤나 인기를 끌었던 영화 〈사랑할 땐 누구나 최악이 된다〉(일명 사누최)의 주인공 레나테 레인스베, 세 사람을 주연으로 하는 영화가 제작될 거라고 해요! 개봉까지 언제 기다리죠?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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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찬 시인 X 김현경 번역가
오에 겐자부로에 대한 특별한 애정부터 국내 출간까지의 비하인드, 작품 배경 등 소설에 대한 보다 심도 깊은 이야기까지!
😎 8월 8일 화요일 오후 4시
유튜브 알라디너TV에서 라이브로 만나요.
* 라이브 북토크에서 직접 답해드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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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터 🦋만희의 은근한 (러브)레터
부디 즐겁게 받아보셨길 바라요 (_ _)
그럼 저희는 8월 17일 목요일 아침에 또 만나요!
🛒 다음 9p. 주제는?
해외문학팀 편집자 🐁머위의 인사
🎼 X-ray 필름에 기록된 음악 🥗 채집 생활: 의자와 과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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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근한 레터 만드는 사람들
🎨팔레트 N인듯 S인듯, F인듯 T인듯. 경계를 넘나들며 '귀찮다'는 말을 남발하지만, 누구보다 만드는 데 진심인 콘텐츠 메이커. 출판사에 다니고 있으나 유튜브를 더 좋아한다. 2023 목표는 직업에 맞게 책 읽기. 가끔 '책 못 읽는 마케터 툰'을 그린다.
🦋만희 영화는 거의 매일 보고 책은 종종 읽는다. 뚜벅뚜벅 걷는 것도, 운전도 좋아해 자주 여행을 떠난다. 이 모든 것은 음악과 함께다. 원래는 패션을 업으로 삼으려다가 어쩌다 보니(?) 출판인이 되었다.
🐥박새 여름을 특히 좋아한다. 먹보 강아지, 잠만보 고양이랑 살고 있다. 이동진 평론가가 5점을 준 영화를 따라 보는 게 취미인 신입 마케터.
🤵🏻♂️제이픽 덕질을 삶의 낙으로 삼고 있다. 책, 아이유를 가장 애정하고 그 외에 거의 모든 콘텐츠에 빠질 준비가 되어있는 프로 N덕질러다. 영문학과 신학을 전공했고 현재 출판 마케터로 생존 중이다.
🦫웜뱃 주로 내가 읽고 싶은 책을 만들고 싶은, 편향을 사랑하는 편집자. 타인의 편향을 보는 것을 좋아한다.
🍩봄날 낮엔 책 읽기, 저녁엔 넷플릭스 보기, 주말엔 전시 보기, 덕질은 숨 쉬듯! 너무 철들어버리지 않는 게 목표인 한국문학 편집자. 인생 모토는 열심히 일하고 신나게 놀자!
🐁머위 멀리서 도착한 것들을 반기며 사실 이걸 어떻게 하나 당혹스러운 땀도 조금 흘리면서 해외문학 편집을 하고 있다. 글자의 고유한 소리를 듣는 일이 시원한 풀밭에 앉아 과일을 맛보는 것만큼 기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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