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마케터 🦋만희입니다.
님, 잘 지내시나요? 날이 많이 쌀쌀해졌어요.
어느덧 12월을 앞두고, 2025년을 마무리하는 시점이 다가왔네요. 바삐 움직이던 일상에서 잠시나마 한 해를 돌아보는 일은 그런대로 의미가 있지만, 최근 저희 팀은 끝과 시작에 너무 의미 부여하지 않고 여느 하루처럼 연말을 보내기로 다짐했는데요. 아마 앞에 놓인 책들을 읽으면서, 명작들을 마구 찾아 보면서 그저 그렇게 시간이 흘러갈 듯합니다. 🤓 여러분의 나날도 부디 무탈하기를.
오늘 은근한 레터 63p는 마케팅팀의 가을 책장을 채워준 책들과 그중에서도 고심해 고른 두 권을 중점적으로 소개해보려고 해요. 역시 가을은 독서의 계절인 건지, 개인적으로 어느 때보다 길었던 독서 정체기를 지나 조금 나아진 행보를 보이는 요즘인데요. 꼭 날씨 덕분만은 아니고, 이렇게 된 데 큰 기여를 한 1등 공신이 있었으니…… 먼저 저의 책탑 소개로 바로 시작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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➊ 이주란 외 5인, 《겨울 정원》
작년 《바우키스의 말》을 통해 처음 김유정문학상 수상작품집의 매력을 알고, 올해도 기대와 함께 펼쳐 본 《겨울 정원》. 한 편 한 편 다 읽고 나서 남는 여운을 곱씹다 보니, 수록된 작가님들의 다른 작품도 찾아 읽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렇게 원래의 계획에는 없던 책들을 몇 권 읽게 되었는데요. 저는 굳이 따지자면 해외문학 독자에 조금 더 가까웠던 것 같은데, 올가을은 「《겨울 정원》이 쏘아올린 책탑」이라고 할 만큼 한국문학으로 여러 독서의 가지를 뻗어내기에 좋았습니다.
수록작 각각의 매력이 있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단편 〈조금 뒤의 세계〉에 대한 감상만 간단히 덧붙여보아요. 김연수 작가님의 소설은 이 작품으로 처음 읽어보았는데요. 이 짧은 단편 안에서 '사진'이라는 소재에 대한 남다른 통찰, 거기서 이어지는 삶을 관통하는 하나의 메시지, 그리고 장면들의 매끄러운 구성까지 감각해볼 수 있어 몇 번이고 놀랐습니다. 다 읽자마자 편집자 머위 님을 마주하게 되어, 인상적인 몇 구절을 나누어 드렸는데요. 같이 감동 받아 눈시울을 붉혔던 기억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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➋ 김연수, 《이토록 평범한 미래》
이어서 작가님의 어떤 작품을 가장 먼저 읽어볼까 고민하다 고른 책이 이 소설집입니다. 3년 전, 소설가 50인이 뽑은 올해의 소설 1위에 올랐던 걸 눈여겨보았었거든요. 소설가들이 뽑은 소설 1위라니! 첫 순서에 자리한 표제작부터, 읽는 내내 감탄 또 감탄하며 마지막 장에는 이런 코멘트를 남겨보았습니다. 김연수 만세!
영화 〈세계의 주인〉이 떠오르기도 했는데요. 극 중에서 미도는 주인에게 묻습니다. "남들은 다 쉽게 하는 거 같은데, 너한테는 어려운 게 있어?" 그리고 본인은 용서가 제일 어렵다고 말해요. 영화를 다 보고 나서 제 나름대로 이 문제에서 어떻게 나아갈 수 있을지 고민해봤지만 결국 별다른 답을 내리지 못했었는데요. 소설에 다음과 같은 문장이 나옵니다. "용서는 과거가 아니라 미래를 기억할 때 가능해집니다." (맥락을 알고 읽으면 더 와닿으시겠지만) 이 부분에서 조금이나마 고민에 대한 힌트를 얻은 기분이었어요. 미도에게 선물해주고 싶은 이야기였습니다.
김연수 작가님의 소설에는 삶에 대한 힌트들이 작품 곳곳에 녹아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이번 겨울은 작가님의 전작들을 따라가며 여러 가지 해답을 찾고 싶네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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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새의 가을 책탑
쩡찌, 《작가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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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박새입니다! 날이 점점 추워지고 있는 덕에 전기장판을 틀어놓고 책 읽는 시간이 부쩍 늘어난 11월! 저는 한국문학 독자로서 한결같이 문학 덕질에 정진 중인데요. 누군가는 도서전이 열리는 6-7월이 출판계 피크라고 말하지만, 전 도서전은 지나갔고 한 해는 끝나지 않은 가을, 딱 지금 이 시기가 더 취향인 것 같습니다. 이름만 들어도 두근두근 심장 뛰는 작가님들의 작품이 선물처럼 찾아오거든요. 그런 이유로 후기에 님이 요즘 읽고 있는 책 남겨주실 수 있으세요? 참고해서 장바구니를 채워보겠습니다. 저도 제가 읽은 책 중 2권을 추천드려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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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수지 소설가의 첫 책! 작가의 첫 책을 읽는 건 독자 또한 소개팅에 나가는 것처럼 떨리는 일 아닐까요? (안녕하세요, 박새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잠든 나의 얼굴을》은 할머니를 돌보기 위해 오랜만에 고향 광주에 가게 된 '나진'이 일상 사이사이에 과거에 겪은 일을 반추하며 비로소 한 시절을 맺어가는 이야기인데요.
엄청난 사건은 없지만, 문장과 문장 사이, 인물 간에 오가는 대화와 눈빛에서 깊은 감정을 건네받아서 읽는 동안 저 또한 앞으로 한 발짝 나아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섣불리 건네는 위로보다 조용히, 하지만 끝까지 내 옆을 지키는 든든한 친구 같은 느낌? 하… 이거 꼭 읽어봐야 아는데! 살포시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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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책들에서 출간 중인 〈하다 앤솔러지〉는 신간이 뜰 때마다 감탄사를 연발하게 됩니다. 박새 기준 2025년 가장 아름다운 책이자, 가장 탐나는 작가 라인업! 몇 번째 책부터 읽을까 고민하던 중, 갈색 수집가의 심금을 울리는 네 번째 앤솔러지 《듣다》가 출간되었길래 곧바로 구매했습니다. 실은 '듣기'에 취약한 제 자신을 은연중에 의식했을지도요…
소설을 한 편 한 편 읽으면서 텍스트 속에 묘사되는 소리에 주의를 기울였는데요. 문득 누군가가 무엇을 듣고 있는지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그 사람의 성향, 최근 관심사, 호불호, 고민거리를 유추할 수 있겠구나, 싶더라고요. 저는 아무래도 '싫어하는 소리'를 가장 빠르게 알아채는데요. (ex. 누군가 다리를 떠는 바람에 테이블이 약하게 진동하는 소리) 그만큼 제가 불평불만이 많은 사람이 아닌가 싶기도… 흠흠😗 다섯 작가님이 각각 소재로 삼은 소리가 무엇일지, 또 님은 이 글 속에서 어떤 소리를 들었을지 궁금합니다! 잠들어 있던 감각을 깨울 수 있는 책, 추천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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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망초입니다. 저에게 있어 가을과 겨울은 콘텐츠 폭식의 시기라고 할 수 있는데요. 연말 책 정산을 앞두고, 올해 읽다 만 책들을 집합시켜 '이제는 완독하자'는 혼자만의 미션을 수행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쓰고 보니 벼락치기 하는 학생 같기도 합니다만… 거두절미하고 책 이야기로 얼른 넘어가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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➊ 정유정, 《내 심장을 쏴라》
지금 마케팅팀에서 특별한 챌린지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바로! 정유정 작가님의 《내 심장을 쏴라》🏹 교환 독서 챌린지.
aka 《내심쏴》는 리커버 스포일러로 X에서 뜨거운 반응을 일으킨 주역이기도 합니다. 이후 이어진 '내심쏴 플로우'에서 한 독자님이 남겨주신 […이때까지 읽은 책 중에 제일 많이 울었습니다. 구라 안 치고 책 덮고 2시간 정도 울기만 함] 후기를 보고, 역영업 당해 교독을 시작하게 되었다는 비하인드.
《내 심장을 쏴라》는 2015년에 영화화가 되기도 했는데, 영화 줄거리가 스토리라인을 잘 설명해 주는 것 같아 조금 인용해 볼게요.
'어린 시절 트라우마 때문에 6년째 병원을 제집처럼 드나든, 누구보다 성실한 모범환자 ‘수명(여진구)’. 하지만 움직이는 시한폭탄 ‘승민(이민기)’과 엮이면서 그의 평화로운 병원라이프가 흔들리기 시작한다.'
수리정신병원에서 벌어지는 그들만의 좌충우돌 블록버스터라고 할까요… 그런데 이제 눈물을 곁들인…. 찌질한데 낭만 있고, 마냥 푸릇하지 않은 멍든 청춘들의 이야기라 좋았어요. 이렇게 역동적인 소설을 읽은 적이 오랜만이라, 간만에 속도감 있는 독서를 했습니다. 인물들이 끌고 가는 소설이란 이런 거지- 하고 타고난 이야기꾼이신 작가님의 글에 또 한 번 감탄했고요. 무엇보다 수명-승민의 관계성이 맛도리입니다. 🤤🍽️
2009년에 출간되었지만 아직도 많은 분께 회자되고 있는 마성의 소설… 마케팅팀의 교환 독서 후기와 함께 달라질 리커버 도서도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 커밍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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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책탑 레터에서 《마지네일리아의 거주자》를 소개해 드렸는데요. 《가장 파란 눈》은 해당 도서에서 길어올린 책들 가운데 한 권입니다. 김지승 작가님께서 ‘흑인 여성의 모성은 나처럼 살지 않게 하기 위해 딸을 죽일 수 있는 모성’이라는 말씀을 북토크에서 하셨는데요. 그 대목을 듣자마자 한 번도 성립되어 본 적 없던 제 안의 어떤 것들이 붕괴되면서 토니 모리슨의 작품을 반드시 읽어 봐야겠다고 마음먹게 되었습니다.
아름다움이 설득력을 갖는다는 공포. 《가장 파란 눈》은 그 지점에서 시작되었다고 해요. "‘아름답다’라는 단어를 당연히 사용하기도 했겠지만 그것이 얼마나 충격적인지는 경험해보지 못했다. …그것을 소유한 사람조차, 아니 본인이라 특히 인식하지 못한다는 사실과 맞먹었다.(9쪽)" 본연의 아름다움이란 본인이 실행할 수 있는 것일 뿐 훼손하면서 얻는 것이 아님을, 모리슨은 아름다움의 의미를 끈질기게 깨달으며 책의 서문을 엽니다. 아직 이 책의 문장들을 건너는 게 마냥 아프고 어렵지만, 천천히 소화해보려고 합니다.
님도 독서로 열매를 맺는 가을을 보내셨길 바라며, 그럼 저희는 다음 레터로 찾아오겠습니다. 🍎 궁금한 점이 있으시거나 저희에게 추천해주고 싶으신 책이 있다면 언제든 후기함에 들려주세요! 오늘도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O(∩_∩)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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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첨을 통해 매달 마지막 주 목요일
세 분에게 음료 기프티콘을 선물로 드려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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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의 얼굴에 비친 나를 발견하고
넓혀가는 일에 대하여❞
제2회 아르떼문학상 만장일치 수상작!
소설가 임수지의 첫 장편소설
《잠든 나의 얼굴을》이 출간되었습니다.
"그 어떤 부딪힘의 언어 없이도 맹렬히 싸우고,
그 어떤 포옹의 장면 없이도 열렬히 화해한다"
_이기호(소설가)
절제된 문장, 가만한 이야기들 속에
우리의 얼굴을 비추어 보게 하는 소설
지금 서점에서 임수지 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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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희 • 🦉박새 • 💧망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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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2월 4일 (목) 오전 8시에 64p로 만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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